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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리움'의 색채로 그려지는 아버지"…조성기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

[신간] '아버지의 광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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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광시곡(한길사 제공)
아버지의 광시곡(한길사 제공)
조성기 작가가 신간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에서 아버지의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한 1961년부터 그가 암살당한 1979년까지를 주 무대로, 교원노조 활동으로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부산지역 초등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아버지는 5·16 군사정변 직후 육군형무소에 수감된다. 용공 혐의를 뒤집어쓴 아버지는 6개월 형기를 마친 후 교사직에서 해고당한다. 석방된 후에도 1975년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되자 다시 감시받는다. 급기야 연좌제를 물어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따로 사는 '나'에게 형사들이 찾아온다.

'나'는 아버지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간다. 경기고 졸업 후 서울법대에 입학했으나 사법시험을 거부한다. 또한 종교에 빠져 선교단체가 지정해 준 신부와 결혼한다. 결혼에 반대했음에도 막상 결혼식장에선 만발한 웃음으로 며느리를 맞는 아버지의 모습은 역사가 심은 분노와 투쟁심에도 숨길 수 없는 자식 사랑을 드러낸다.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감정의 변화와 재해석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버지는 교사 동지들의 눈에는 존경스러운 투사이자 사회운동가다. 반면 작가에게는 다정한 모습, 분노에 찬 술주정뱅이 실직자의 모습, 그토록 거부하던 종교에 기대는 무력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근간에 깔린 메시지는 애틋한 만큼 아픔으로 다가오는 아버지의 사랑이다. 작가는 부자 관계의 기억을 치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려낸다. 이 이야기를 통해 떠나버린 시간을 되새기고,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며, 우리 각자의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선사한다.

◇ 아버지의 광시곡/ 조성기 글/ 한길사/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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