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2.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이 점점 더 요원해지고 있다. 고금리와 건축 자재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서울 강북지역의 주택 분양가는 최근 4년 동안 40% 이상 급등했다. 건축비가 땅값을 초과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주택 시장의 복잡성이 더욱 증가하는 양상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인근의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3.3㎡당 4250만 원대의 일반 분양가 추정치를 공개했다. 2020년 3000만 원대였던 걸 감안하면 4년 새 40%가량 올랐다. 전용 84㎡ 추정 공급가격은 10억 3867만 원에서 14억 8028만 원으로 뛰었다. 3.3㎡당 공사비가 512만 원에서 784만 원으로 오르면서다.

올해 6월 분양 예정인 성북구 장위6구역(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의 경우 조합이 3.3㎡당 약 3500만 원(전용 84㎡ 기준 약 11억9000만 원)의 분양가를 검토 중이다. 2022년 11월 '장위자이레디언트'가 3.3㎡당 평균 2830만 원에 공급됐는데 이보다 20% 높은 금액이다.

마포구 '공덕1구역'(마포자이힐스테이트)은 지난해만 해도 3.3㎡당 4200만 원 남짓의 일반 분양가가 예상됐다. 분양 일정이 밀리면서 3.3㎡당 분양가도 수백만 원 뛸 전망이다. 작년 말 인근 소규모 주상복합인 '마포푸르지오어반피스'(총 239가구)가 3.3㎡당 4700만 원에 공급됐는데 단기간 완판됐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오르는 건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주거용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월에 역대 최고치인 154.11(2015년 공사비가 100 기준)을 기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난달 3.3㎡당 3800만 원을 돌파했다. 1년 전(3067만 원)보다 24% 뛰었다.

땅값이 비싼 서울은 보통 전체 사업비에서 건축비보다 토지비 비중이 큰데, 최근 들어선 건축비가 더 많이 든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시장에 나온 서대문구 '경희궁유보라' 84A의 대지비는 약 6억 원이었는데, 건축비는 7억3000만 원이었다. HUG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중 대지비 비율은 45%를 나타냈다. 지난 1월만 해도 이 비율은 78%에 달했다.

서울 중에서도 어느 지역에서 분양이 많이 나오는지에 따라 월별 비율 편차가 크긴 하지만, 지난 2월 건축비 비중이 50%를 넘은 게 최근 공사비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대지비 비중이 낮은 지방에선 공사비 오름세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가는 연평균 10%씩 증가해 왔으며, 서초와 강남 지역이 가장 높은 분양가를 보인다"며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서초, 강남3구, 용산을 제외한 지역 중에서는 마포와 서대문이 가장 높은 분양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용 84㎡의 평균 분양가는 대략 4700~4800만 원 사이다"라고 전했다.

또 "마포를 기준으로 나머지 지역은 이보다 낮은 분양가를 보인다. 동대문 지역은 작년에 전용 84㎡ 기준으로 평균 4100만 원대였으며, 강동구와 광진구도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위 지역인 영등포는 평균 분양가가 3300만 원에서 3500만 원 사이였지만, 매년 10%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는 평균 4000만 원이 기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000만원대는 대략 13억6000만 원 정도의 분양가에 해당한다"라며 "4000만 원 이하로 분양가가 떨어지려면 13억 이하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가격대의 지역으로는 노·도·강과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