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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고 아쉬웠다"는 李, 영수회담 후 입법 드라이브 걸 듯

성과없는 '빈손회담'…의료개혁 필요성 공감대만
李 정치적 위상↑, 尹 책임론으로 22대 입법강행 명분도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을 마친 후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을 마친 후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135분간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양측이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했으나 실질적 성과는 얻지 못했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후 2시 4분부터 2시간 15분간 회담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차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A4 용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15분간 읽으며 각종 현안에 대해 쏟아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의료개혁특위 △채상병특검 등 10가지 의제다.
 
다만 이중 의료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측이 공감했지만, R&D 예산 복원, 연금개혁, 이태원특별법,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현안에서는 이견만 확인했다. 채상병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은 언급조차 못 했고, 가족 등 주변인의 의혹에 대해서도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는 없었다.

이에 이 대표도 영수회담 소회로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성과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쥐려 했으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얻은 것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영수회담에서는 공동합의문도 없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먼저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이 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고언을 한 만큼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과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 영수회담을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대통령이 응하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으로 국정파트너로 인정 받은 모습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없는 책임을 윤 대통령에게 돌리며 향후 국회 운영에서의 주도권과 명분을 잡았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평가하며 윤 대통령의 '독선·불통' 이미지를 강조했다.  

21대 마지막 국회에서의 채상병 특검법 처리와 22대 국회 원구성(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 선점 등)과 입법에서 독주할 수 있는 발판을 얻은 셈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향후 소통의 여지를 남겼지만, 구체적인 논의까지 이어지지 않아 당장 추가 회동은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윤 대통령에게 고언을 직접 전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 역시 영수회담에서 모든 현안을 의제로 올리면서 구체적인 합의안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성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A4 10장 분량의 모두발언에서 시정연설을 방불케 하는 일장연설을 늘어놓음으로써 생산적인 성과가 도출되기 어려운 환경을 자초했다"며 "선택과 집중에 실패해 빈 수레만 요란한 회담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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