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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영수 회담 尹 책임 돌린 민주…입법 독주 '명분쌓기'

李, 15분간 모두 발언…경청하겠다던 尹 120분간 비공개 회담 주도
尹 책임론으로 22대 입법강행 명분도…21대처럼 대립각 이어질까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사실상 소득 없이 끝났다. 의대 정원 갈등 해결을 위한 '의료 개혁' 정책에만 공감대를 이뤘을 뿐 '이태원특별법'과 윤 대통령의 '가족 의혹' 등 주요 의제들은 전부다 첨예한 입장 차만 확인했다. 

작심하듯 모두 발언에서 15분간 공개 직격한 이 대표에 맞서 경청하겠다던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대부분 시간을 주도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양측은 향후 추가적인 영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들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22대 국회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5분간 공개 저격한' 이재명 vs '120분 비공개 회담 주도' 윤석열 신경전 '팽팽'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전날(29일) 오후 2시4분부터 2시간 1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차담회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A4 용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15분간 읽으며 각종 현안에 대해 쏟아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의료개혁특위 △채상병특검 등 10가지 의제다.

특히, 모두 발언에서 이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라며 우회적으로 언급해 관심이 쏠렸다.

작심하듯 공개적으로 주요 의제들을 던졌던 이 대표였지만 뒤이어 이어진 120분간의 비공개 회담에선 이렇다 할 말을 잇지 못했다. 영수 회담 전, 총선 민심을 받들겠다며 '경청'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이 비공개 차담회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비공개 회담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을 하시는 방식으로 이어졌는데 답변이 상당히 기었다"며 "그래서 몇 가지 주제만을 얘기하는데도 상당히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천준호 비서실장이 시간을 계산해본 바 (발언 시간 정도가) 85대 15 정도 됐던 거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양측은 팽팽한 줄다리기 속 '의료 개혁'필요성에 대해서만 공감대를 이뤘다. R&D 예산 복원, 연금개혁, 이태원특별법,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현안에서는 이견만 확인했다. 채상병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은 언급조차 못 했고, 가족 등 주변인의 의혹에 대해서도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는 없었다.

◇尹에게 책임 돌린 민주 '불통' 강조…입법 독주 명분 쌓았지만 22대도 파국?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책임을 윤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 대표 역시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소회를 밝히며 윤 대통령이 '협치 이미지'를 고수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박 수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평가하며 윤 대통령의 '독선·불통' 이미지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21대 마지막 국회에서의 채상병 특검법 처리와 22대 국회 원구성(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 선점 등)과 입법에서 독주할 명분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향후 소통의 여지를 남겼지만, 구체적인 논의까지 이어지지 않아 당장 추가 회동은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첫 영수 회담과 같은 줄다리기가 이어진다면 22대 국회가 개원하더라도 지난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과 야당이 서로의 입법권을 이용해 대치하는 정국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민주당은 21대 국회 내에서 이태원 특별법과 채상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본회의 강행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다시 한 번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또다시 대치하게 된다면 향후 정국은 이전과 같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한편 홍철호 정무수석은 전날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민주당이 회담을 두고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고 평가한 것에 관해 "대통령과 이 대표가 생각의 차이는 조금 있다 정도지 과한 표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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