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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수비에 턴오버 남발…슈퍼팀 맞아? 자멸한 KCC

KT와 챔프전 2차전서 97-101 역전패 '1승1패'
전창진 감독 "믿었던 선수들이 잘 뛰지 못했다"

[편집자주]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KT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수원 KT 소닉붐이 101대97으로 승리했다. 2024.4.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KT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수원 KT 소닉붐이 101대97으로 승리했다. 2024.4.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9일 열린 수원 KT와 부산 KCC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전반전이 종료됐을 때만 해도 전창진 KCC 감독의 뜻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KCC는 1쿼터에서 라건아의 버저비터 득점에 힘입어 20-19로 역전했고, 2쿼터에서는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 쿼터 최다 득점(24점) 신기록을 세운 알리제 드숀 존슨의 폭발적인 화력으로 53-44로 벌렸다.

1차전 승리로 여유가 생긴 전 감독은 "2차전에서는 더 잘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2쿼터를 분수령으로 꼽으면서 존슨과 이승현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경기는 전 감독의 구상대로 진행됐다. 존슨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경기는 후반전 들어 180도 달라졌다. 무득점으로 묶인 패리스 배스가 절정의 슛 감각을 보이며 KCC 수비를 무너뜨렸다. 지치지 않는 허훈은 야전사령관으로 KT의 공격을 만들어갔다. KCC는 이에 대한 대응을 전혀 못 하고 97-101로 졌다.

KCC는 너무 쉽게 실점했다. 송영진 KT 감독이 경계했던 '슈퍼팀'의 조직력도 와해했다. 한 발 더 뛰던 스타 선수들의 이타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이 2차전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에서 KCC 허웅이 돌파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에서 KCC 허웅이 돌파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여기에 KCC의 턴오버는 15개로 7개를 기록한 KT보다 두 배나 많았다. 개수보다 결정적 상황에서 턴오버가 나온 것이 더 문제였다. 쫓아가는 상황에서 어이없는 패스 미스와 트래블링으로 공격권을 뺏기며 흐름을 타지 못했다.

종료 3분35초 전에는 허웅이 골 밑으로 패스하다가 턴오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송교창이 파울로 끊었다가 5반칙 퇴장당했다. 라건아 다음으로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내던 송교창이 빠지면서 KCC는 KT에 높이 싸움에서 밀렸다.

수원에서 2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부산으로 가겠다던 전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믿었던 선수들이 제대로 뛰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너무 안일했다. 그런 점이 수비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패인이 됐다"고 밝혔다.

챔피언결정전 대진이 확정됐을 때 KCC가 2010-11시즌 이후 13시즌 만에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정규리그에서는 5위에 머물렀으나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팀이 단단해지며 슈퍼팀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한 번 기세를 타면 상대를 집어삼키는 경기력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KCC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허점을 보이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전 감독의 표현대로 농구는 코트 위에 5명이 함께하는 것이다. 그 5명이 하나로 뭉쳐야 승산도 있다. 이번에는 KCC가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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