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라인야후 지분 빼앗길 위기에…韓, 자국 플랫폼 옥죄기 '한숨'

[플랫폼 전쟁-下] 주요국 '디지털 주권' 사수 총력
보호주의 강화 속…"패권 지킬 고도 전략 필요"

[편집자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세계 각국이 다른 나라 플랫폼을 규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데이터 주권이 바로 미래사회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국가 간 통상 마찰로 번지지 않을 수 있게끔 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1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국 플랫폼 생태계 보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바로 유럽연합(EU)이다.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과 플랫폼 내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는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선제적으로 시행하며 자국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기반 마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타국에 둔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자국 데이터 보호는 물론 문제 발생 시 이를 통제할 방법도 사라진다.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미국은 지난달 말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틱톡금지법'을 마련했다. 최대 1년 안에 사업권을 팔아야 하는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위헌 여부를 다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네이버를 향해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일본 정부도 스마트폰경쟁촉진법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과점하는 애플과 구글을 겨냥한 것으로 타 기업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제공 방해 행위를 제한하는 게 골자다. 위반 시 일본 내 매출의 최대 20%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라인야후의 '검색 연동형 광고' 기술을 제한한 구글에 행정 처분도 내렸다.

우리 정부 움직임은 이들과 거리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한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가칭)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플랫폼 육성을 막고 되레 해외 플랫폼에 유리한 법이라는 비판에 시달리며 일단 무산됐으나 공정위의 추진 의지가 강하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매출 대비 부족한 법인세와 망 구축 등 인프라 투자에도 인색한 구글과 넷플릭스, 애플 등에 실효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플랫폼 공습이 날로 커지며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지만 어떠한 선제 조치도 나오지 않고 있다.

반(反)시장적 행위에 가까운 라인야후 사태를 두고선 보다 적극적인 정부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네이버 측 요청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협조 중'(외교부), '동향을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지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공식 입장만 나온 상황이다. 전면에 나서진 않았으나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물밑 대응을 이어가면서도 자칫 외교 갈등으로 비칠까 경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정부 차원 대응이 본격화할 여지도 있다. 이를 위해선 고도의 전략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대식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장은 "우리 정부가 미국 플랫폼 기업을 규제한다고 하면 미 의회나 정부 차원에서 대응이 시작된다"며 "기업 입장에선 정부가 나설 수 있다는 시그널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소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방안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장도 "국내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외교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경제의 효율적 작동 아래 거대 플랫폼과 경쟁하는 사업자는 보호하고 소비자 편익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육성 정책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