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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군인 열에 아홉 도박 중독"…유일한 전장 스트레스 해소법

페트리첸코 중사, 우크라군에 만연한 도박 폐해 실태 알려
청원 2만6000여명 지지…젤렌스키, 군인 도박 금지 법안 서명

[편집자주]

노트북 자판 위에 체스말이 놓여 있는 뒤로 '온라인 도박'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2020.06.0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노트북 자판 위에 체스말이 놓여 있는 뒤로 '온라인 도박'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2020.06.0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우크라이나 장병들의 도박 중독 실태를 알린 한 군인이 사망한 사실이 전해지자 우크라이나에서 논쟁이 다시금 촉발됐다.

30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장병들의 도박 중독 문제 해결을 호소한 파블로 페트리첸코 육군 중사가 도네츠크 동부 지역에서 작전 중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페트리첸코 중사는 지난 3월 군인들의 도박을 금하는 내용의 청원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군 복무 중 도박을 하는 군인들이 급증해 많은 사람들이 급여를 잃고 가족들이 빚을 지게 됐다"며 "이들에게 도박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 됐다"고 호소했다.

페트리첸코의 청원이 며칠 만에 약 2만6000명의 지지를 얻자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월 20일 청원에 응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인의 온라인 도박을 금지하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도박 중독 피해를 홍보하는 전국적인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도박 중독을 퇴치하기 위한 치료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최전선 군인 10명 중 9명이 도박 중독자"라며 "이것은 지금 군의 사기를 파괴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반 자돈체프 우크라이나 아이다르대대 대변인은 "전국 평균보다 약 6배 높은 군인들의 급여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2020년부터 온라인 도박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뒤 도박 산업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안톤 쿠추키드제 우크라이나 도박위원회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불법 도박 사이트는 1200개에 달한다. 이 중 300~400개는 러시아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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