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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오염된 하수 유출에 수상 스포츠 행사 줄취소…유관단체 정화 촉구[통신One]

"행사 개최 부적합한 수질…안전 기준 충족 못 해 취소·연기"
모든 하수 배출구 모니터링·실시간 수질 정보 투명 공개 요구

[편집자주]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옥스포드 대학 여자 조정팀이 연습에 한창이다. 2024.03.2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옥스포드 대학 여자 조정팀이 연습에 한창이다. 2024.03.2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영국 수상스포츠 유관 단체들이 미처리 하수 유출로 바다와 강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정부에 항의하고 정화 작업을 촉구하고 있다.

민간 상하수도 회사에서 흘려보낸 미처리 오염수가 질병을 일으키고 각종 수상 스포츠 행사가 취소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비영리 낚시인 단체 앵글링 트러스트(Angling Trust), 영국 조정협회(British Rowing), 수영 잉글랜드(Swim England) 등 수상 스포츠 기관들은 “오염으로 인해 수영 선수와 조정 선수, 낚시인 등 영국 해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있다”면서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전역의 약 45만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이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수상 스포츠를 개최하기에 부적합한 물로 인해 안전한 참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행사, 훈련, 활동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규제 당국이 해결책을 마련해 오염원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조사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모든 하수 배출구에 대한 의무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수질과 관련된 정보를 대중에게 공공 데이터로 공개해 누구나 수치를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중앙집중식 수질 정보 허브를 구축해 연간 실시간 수질 정보에 모두가 투명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경보호단체 '하수에 반대하는 서퍼들(Surfers against Sewage)'이 조사한 2023년 수질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 동북부 스카버러 해변에서 서핑샵을 운영하는 스티브 크로포드는 정기적인 하수 유출로 결국 사업장 문을 닫아야 했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자선단체 왕립국립구명정기관(RNLI)로부터 스카버러 해변 수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적색경보를 받았고 일주일이 지나자 시의회에서는 주변에 경고 표지만을 붙였다.

결국 서핑 수업도 중단됐고 수입이 모두 끊겼다.

해당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수질 개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내륙 수역의 86% 가운데 36%는 하수와 폐수 유출이 직접적인 실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유럽 전체에서도 해수욕장 수질 지수가 계속해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조치로도 눈에 띄는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단체들은 지적한다.

영국 철인3종경기 주관 기관인 트라이애슬론의 루스 다니엘스 대표는 "수질 오염 문제는 이미 유명하다"며 "우리는 단체 회원, 운동선수를 포함한 더 넓은 공동체와 협력해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해 공동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오랜 기간 개선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영국에서 진정한 변화를 보고싶다"고 했다.

앵글링 트러스트의 캠페인 매니저 크리스 켄트는 "낚시인들은 수도기업에 의해 벌어진 강 오염에 반대하는 캠페인 선두에 서 왔다"며 "더 이상 목적에 맞지 않는 삐걱거리고 새는 폐수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본 투자에 대한 대대적 변화를 촉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이 필요하고, 미처리 하수 배출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욱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지난 195년간 템스강에서 해마다 조정 경기를 펼쳐온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조정 선수들은 지난달 열린 대회에서 하수 유출로 강물 속 대장균 수치가 위험 수준에 이르자 물에 닿지 말라는 경고까지 받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환경식품농림부는 하수 유출 위반 사례가 발생하면 수도 회사 대표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수도기업 점검을 4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상하수도 회사들을 대표하는 연합체인 워터 유케이(Water UK)는 2030년까지 하수 유출 건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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