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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친구가 목숨 끊으려 해요"…출동부터 구조까지 긴박했던 28분

'동네 친구' 착안해 인근 모텔 추적…신고 4분만에 현장 출동
최초 신고부터 구급차 인계까지 신속한 대처로 소중한 생명 구해

[편집자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친구가 목숨을 끊으려고 해요. 도와주세요."

지난 4월28일 오후 6시19분. 서울 도봉경찰서로 한 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의 여성 A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동네 모임에서 알게 돼 친해진 친구 B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다"며 "친구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두 사람이 동네에서 친해진 사이라는 점을 고려해 여성의 주소를 우선 확보한 경찰은 즉시 해당 주소 인근의 모텔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극단 선택의 경우 숙박업소에서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조치한 것이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해당 지역엔 모텔이 한 곳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낸 경찰은 신고 접수 1분 만에 인근 지구대에 출동을 지시했다. 해당 모텔을 관할지로 두고 있는 도봉1파출소의 강범종 순경 등 4명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대기 중이던 A 씨와 모텔로 들어갔다.

모텔 주인의 협조로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낸 B 씨가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바로 경찰은 모텔 주인에게 마스터키를 빌려 B 씨가 들어간 방으로 향했다. 방문을 열자마자 밖으로 매캐한 검은 연기가 이들을 덮쳤다.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한 B 씨가 번개탄을 피운 것이다.

침대에 누운 상태로 발견된 B 씨는 호흡은 가능했지만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어가던 상태였다. 출동이 조금이라도 지체됐으면 B 씨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방 안에 뛰어 들어간 경찰들은 B 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그를 복도 밖으로 끌어내 구조를 이어갔다.

강 순경이 B 씨에게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하는 동안 다른 경찰들은 연기가 가득한 모텔에서 손님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돕거나 B 씨 이송을 도왔다. 응급 처치가 완료된 B 씨가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로 인계된 시각은 오후 6시 47분. 최초 신고부터 구급차 인계까지 채 30분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접수 대응부터 현장 출동까지 일선 경찰들의 신속한 대처한 대처로 빠른 구조가 가능했다"며 "평소 사건 현장의 중요성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관련 대응에 대한 훈련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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