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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험' 주택 홀로 살던 참전유공자, 수원 보훈원서 전우들과 함께

보훈공단 '주택환경개선' 대상 선정됐으나 '보수 불가' 진단
전쟁 PTSD·우을증 등 앓아 보훈원 입소로 지원 방법 전환

[편집자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뉴스1 DB)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뉴스1 DB)

"전우와 함께하게 돼 기쁘고, 참전한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보훈공단)이 최근 붕괴 위험이 있는 주택에 거주하던 70대 참전유공자를 찾아 그가 전우들과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4일 공단에 따르면 월남전 참전유공자 윤모 씨(77)는 공단이 운영하는 경기 수원 소재 보훈원에 최근 입소했다.

윤 씨는 지난 1968년 육군에 입대해 맹호부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뒤 1971년 전역한 참전유공자다.

공단은 윤 씨의 충북 음성군 소재 거주지가 시설 보수가 필요할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자, 올 상반기 국가유공자 주택환경개선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공단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국가유공자의 노후주택 수리를 지원하는 것이다. 공단은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복권 기금 391억원을 들여 국가유공자 6899가구를 지원했다.

그러나 공단의 현장 방문 결과, 윤 씨 집 내외부엔 폐기물이 쌓여 있어 실사 자체가 어려웠다.

이에 공단은 올 3월 음성군과 함께 환경 정비 봉사활동을 실시하기도 했으나, 그 뒤 주택 붕괴 위험 등이 감지되면서 '공사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특히 윤 씨는 참전에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저장 강박증, 중등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공단은 윤 씨의 안전한 거주를 위해 보훈원 입소로 지원 방법을 전환했다. 보훈원 입소시 원내 다른 국가유공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우울증 완화 등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보훈원에선 식사·세탁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원받을 수 있고, 원내에 의무실도 있어 위급상황 발생시 즉시 조치가 가능하다.

공단 측이 윤 씨 건강검진과 보훈원 면담 등 입소를 지원하는 동안 윤 씨는 음성군의 협조로 지자체 양로원에 임시 거주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신현석 공단 사업 이사는 3일 보훈원을 찾아 윤 씨를 만났다.

윤 씨는 이 자리에서 신 이사의 손을 잡고 "여생을 전우들과 함께 보훈원에서 지낼 수 있게 돼 기쁘고 월남전에 참전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공단 측이 전했다.

신 이사 또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예우를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주거환경개선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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