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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망명 신청자 수용 버스 막아선 시위대에 주교 '찬사' 보내[통신One]

리시 수낵 총리 "용납할 수 없다" 발언 직후 나와
허드슨 윌킨 주교 "취약한 사람들 돌보려는 지역사회 동정심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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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윈저성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로즈 허드슨 윌킨 주교가 예배 중 연설하고 있다. 2023.06.2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영국 런던 윈저성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로즈 허드슨 윌킨 주교가 예배 중 연설하고 있다. 2023.06.2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 고위 주교가 망명 신청자들을 비비 스톡홀름 바지선에 수용하려는 내무부의 집행을 저지한 시위대에게 찬사를 보냈다.

리시 수낵 총리가 망명 신청자들의 이송을 막아선 시위대를 두고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발언한 이후에 나와 향후 정부와 종교계 간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도버 주교인 로즈 허드슨 윌킨은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집행에 나선 버스를 가로막은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허드슨 윌킨 주교는 내무부가 자신의 교구 안에서 망명 신청자들을 이주시키려다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이번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4월 말 시위대는 잉글랜드 남동쪽 해안에 있는 마게이트에서 7개월 동안 거주하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출신 남성 22명을 이송하려던 버스를 막았다.

허드슨 윌킨 주교는 "수용된 사람들을 위해 일어선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그들의 행동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돌보려는 동정심이 지역 사회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가장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내몰리지 않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에서 가장 저명한 주교 가운데 한 명으로 하원의원들에게 시민 친화적인 태도를 촉구하고 교회 내 인종차별을 비판해 왔다.

허드슨 윌킨 주교는 지난 2007년 흑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여왕 전속 목사 역할을 맡았고 지난 2010년에는 여성 최초이자 79번째 하원의장 전담 목사로 임명됐다.

영국 하원 내무부 특별위원회는 지난 2월 망명 신청자들과 난민들을 수용하는 비비 스톡홀름 바지선의 생활 환경이 열악해 사람들이 밀실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금된 망명 신청자 가운데 상당수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알바니아 국적의 27세 남성인 레오나드 파루쿠가 비비 스톡홀름 바지선 안에 수용돼 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논란이 번졌고 인권 단체들의 반발도 거세졌다.

지난 2일에는 런던 남동쪽 페컴의 한 호텔 앞에서 시위대가 비비 스톡홀름 바지선으로 망명 신청자들을 태우고 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를 막아섰다. 수낵 총리는 이를 두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비판했다.

이날 시위대는 '국경도 국가도 없다. 난민 추방을 중단하라'고 외치고 버스를 둘러싼 채 농성에 들어갔다. 시위 과정에서 결국 45명이 체포됐다.

총리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런 혼란과 무질서는 완전히 용납할 수 없고 내무부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이 시위를 관리하고 무질서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보장한다"며 "경찰이 시위대에 대응할 권한을 사용하고 법을 집행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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