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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한국 전문가 "맥락·배경 없는 K-드라마·영화, 고정관념 위험…깊어질 때"

안토네타 브루노 사피엔차대 한국학 교수 "韓학위, 이탈리아서 인증 희망"

[편집자주]

안토네타 브루노 사피엔차대학교 한국학 교수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평소 한국학 및 한류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모습. 문체부 제공. 
안토네타 브루노 사피엔차대학교 한국학 교수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평소 한국학 및 한류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모습. 문체부 제공. 

안토네타 브루노(Antonetta Bruno) 사피엔차대학교 한국학 교수는 "세계적으로 확산한 한류가 이제는 더 깊어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브루노 교수는 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반복적인 주제들을 선보이는 데 문화적 배경이나 맥락 없이 피상적으로만 표현돼 이것이 외국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고정관념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며 "이를 경계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루노 교수는 "몇 년 전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주제로 대학에서 콘퍼런스를 열었을 때 한 참가자가 이탈리아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며 "그 선생님이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학생들과 하는 데 학생들이 드라마에서 본 폭력적인 단어들과 피 흘리는 장면들을 모방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로 나오는 경쟁구도, 성차별, 물질만능주의, 학교폭력 등이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예를 들면 학교폭력과 어른이 됐을 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 일어나는 배경이나 맥락에 대한 소개가 없다면 이런 것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한류가 쌓아온 게 한순간에 부정적인 것으로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대학에서도 한국학을 가르치는 곳들이 있으나 졸업 후 진로가 불투명한 건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브루노 교수는 "졸업생들은 한국과 관련한 일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일을 한다"라며 "이것이 큰 문제"라며 "졸업생들의 꿈은 한국에 가서 직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현장에 계신 교수로서 한국 교육부에 전달할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고 부탁하자, 브루노 교수는 "일본이나 중국, 아프리카 국가 등은 이탈리아에서 학력을 인증받을 수 있는 데 한국하고는 그런 협정이 맺어져 있지 않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학위를 이탈리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1964년 서울에서 출생해 7세때 이탈리아 부부에게 입양된 브루노 교수는 나폴리 오리엔탈레 대학교 한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 명문 사피엔차대에서 한국문학 교수로 일했고, 이후 현재까지 한국어 및 한국어 통번역 교수, 한국어 및 한국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최초의 한국어 문법 교재를 발간했는데, 이는 현재 사피엔차대 학생들의 한국학 필독서로 활용되고 있다.
브루노 교수와 악수하는 유인촌 장관. 문체부 제공. 
브루노 교수와 악수하는 유인촌 장관. 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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