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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인니 분담금 ⅓, 신속 협의할 것"…정부 예산 투입 검토

"개발 진행 간에 필요한 사항 발생하면 합의 각서 수정 가능"
인니 측 기술 탈취 시도 "관련된 사항들 전반적으로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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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방위사업청 제공) 2023.5.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방위사업청 제공) 2023.5.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우리 정부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인도네시아명 IF-X)의 공동 개발국 인도네시아 측이 당초 약속과는 달리 "분담금의 3분의 1가량만 내고 기술 이전도 덜 받아가겠다"라고 제시한 방안에 대해 인도네시아 측과 최종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최경호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측의) 그런 제안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라며 "지금 신속하게 최종적인 협의를 완료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KF-21의 개발 성공을 위해 인니 분담금 납부와 관련해 인니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왔고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왔다"라며 "최종 협의가 완료되면 관련 사항들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측은 최근 우리 정부에 기존에 분담한 약 3000억원 외에 오는 2026년까지 약 3000억 원을 더 납부해 총 6000억 원의 KF-21 분담금을 납부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기술 이전도 3분 1 가량만 받겠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이 제의를 받아들이면 인도네시아 측이 납부하지 못한 개발비 약 1조 원 가량은 정부 예산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은 "인니와의 경제적 협력이라든지 이런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전체적으로 고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예산을 반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인도네시아 측 제안을 받아들이면 합의 내용이 변경되는지에 대해 "만약에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런 부분들까지 고려해서 진행이 필요하다는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측 제안처럼 개발 관련 협상을 다시 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개발 진행 간에 필요한 사항들이 발생하면 개발에 대해서는 계획이 수정되는 부분들도 있다"라며 "그런 계획들은 (합의 각서에서) 수정이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측은 KF-21 총 개발비 8조 원 가운데 20% 수준인 약 1조 7000억 원을 오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는 등의 조건으로 2016년 1월 한국과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측은 사업 첫해인 2016년에 분담금 500억 원을 납부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당해연도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건넨 분담금은 3000억 원대에 그친다. 인도네시아 측은 최근 제안 전후로 분담금 일부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측은 분담금 납부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지난 2022년 2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42대 구입 계약을 맺거나 지난해 6월엔 카타르로부터 중고 프랑스산 '미라주2000-5' 전투기 12대를 구입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 2명이 KF-21의 기밀 자료를 USB에 담아서 유출하다가 적발되는 등의 사건도 발생해 국내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일각에선 인도네시아 측이 이번에 기술 이전을 덜 받아가겠다고 한 것도 이미 기밀 자료를 빼돌려간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부 측에서 관련된 사항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면서도 경찰 수사 결과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측 제안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관련 부처와 논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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