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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급 감염병' 백일해 역대급 확산…'5명→207명' 41배 급증

"전 세계적인 유행 추세…필리핀 등에선 사망 환자 다수 발생"
"우리나라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중증도·치명률 높지 않아"

[편집자주]

서울 시내의 한 소아과가 붐비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23.1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소아과가 붐비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23.1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2급 감염병' 백일해가 역대급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의 경우 전년 동기간 대비 41배에 이르는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발생한 백일해 환자 수는 477명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환자 수(292명)를 이미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수만 207명으로 이는 전년 동기간(5명)에 비해 41배나 많은 수치다.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환자 수가 발생한 2018년과 비교해도 기록적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백일해 환자는 980명으로 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7월, 8월에도 각각 169명, 15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해 동절기부터 코로나19 시기에 유행을 안 했던 감염병들이 많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백일해도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필리핀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백일해로 사망하는 아이들도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백일해는 현재 A형간염, 결핵, 수두, 장티푸스, 콜레라 등과 함께 법정 감염병 2급으로 분류돼 있다.  

백일해에 감염되면 초기엔 콧물, 결막염, 눈물, 경미한 기침, 발열 등의 가벼운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다가 기침이 점차 심해진다. 심한 기침 끝에는 구토가 동반되거나 끈끈한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이 시기에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

중기에 접어들면 무호흡, 청색증, 비출혈, 경막하 출혈, 하안검 부종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회복기에 이르면 기침의 정도, 횟수, 구토가 점차 감소하고 이러한 증상은 1~2주 정도 계속된다.

양 과장은 "백일해는 굉장히 전파력이 큰 감염병 중 하나"라면서 "에방접종을 전혀 안 한 아이들이 있는 집단에서는 감염된 한 명이 17명에 전파시킬 만큼 전염력이 높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10~19세 환자가 477명 중 289명으로 60.5%를 차지했다. 0~9세 환자는 24.9%(119명)로 그 뒤를 이었다.

양 과장은 "외국에는 사망하는 아이들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도 증상 자체는 굉장히 경미하다. 10년간 백일해로 인한 사망자도 없다"며 "백일해 백신은 12세까지 6번을 접종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어 접종률이 굉장히 높아서 중증도와 치명률이 낮다"고 말했다.

백일해 백신인 DTaP 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3차까지 접종을 하고 4차는 생후 15~18개월 사이에 이뤄진다. 5차 접종은 만 4~6세, 6차는 만 11~12세에 맞아야 하고,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10년에 한 번씩 재접종을 해야 한다.
  
양 과장은 "적기에 백신 6번을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1세 미만 영아가 안 걸리게 조심하는 게 중요한데 의사들은 2개월, 4개월, 6개월에 하는 1, 2, 3차 백신 접종 시기를 정확하게 지키는 게 중증화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성인이 감염돼 집안에 옮기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어린아이를 돌보게 될 경우 돌보기 2주 전 예방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그 외에는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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