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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일제강제노동자상 건립 두고 갈등 계속

심의위 두 차례 부결…노동자상 건립추진위 "투쟁 이어가겠다"
군함도 생존자 구연철 씨 "구십 평생 이렇게 비참한 현실 처음"

[편집자주]

9일 거제시청 앞에서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와 군함도 생존자 구연철 씨(93·가운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4.5.9/뉴스1 강미영기자
9일 거제시청 앞에서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와 군함도 생존자 구연철 씨(93·가운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4.5.9/뉴스1 강미영기자

경남 거제문화예술회관 내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이 무산된 가운데 추진위의 건립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는 9일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종우 거제시장의 책임 회피를 규탄하고 서일준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진위는 시 소유 부지인 거제문화예술회관 옆 평화의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건립하는 안건을 시에 2차례 제출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시 공공조형물 건립 심의위원회는 법적 근거 부재와 설치 공간 목적 미 부합, 인근 지역민의 반대 등을 이유로 부결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박 시장이)주민 대표라고 할 수 없는 의견을 지역주민 전체 의견으로 확대 포장하고 편향적으로 운영된 심의위 결과를 방패막이로 앞세워 책임 회피하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행정 결정으로 인한 지역 내 소모적인 갈등은 지역 국회의원이 직접 나서 합리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중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군함도 생존자 구연철 씨(93)는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는데 거제는 건립조차 되지 않는다"며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구십 평생 살면서 이렇게 비참한 현실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어 "하시마섬에서 거주하며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직접 목격했다. 그들이 왜 그런 처참한 삶을 살아야 했나"고 반문했다.

추진위는 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투쟁기금 모금을 시작하고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거제시청 주차장에 놓여진 노동자상./뉴스1 강미영기자
거제시청 주차장에 놓여진 노동자상./뉴스1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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