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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 2026년 상반기 개항 물 건너가나…국토부, 공사기간 연장 검토

국토부 “이달 중 기재부와 울릉공항 공기 연장 협의 진행 예정”
업계서도 공기 연장 필요성 강조…공사비 증액 더 가능할 수도

[편집자주]

 울릉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울릉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지난 8일 경북 울릉공항 건설 현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작업자 1명이 매몰돼 숨진 가운데, 일각에서 목표한 개항 시기를 맞추기 위해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국토교통부는 공사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편, 관련 부처와 해당 사안을 논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이달 기획재정부와 울릉공항 공기 연장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020년 11월 착공한 울릉공항은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이어 일정 기간 운영해 문제점 등을 발견·보완한 뒤 2026년 상반기 개항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울릉공항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걸 인지했고, 어떤 이유로 문제가 발생하는지 등을 계속 파악하고 있었다”며 “공기 지연 상황이 많이 발생했는데, 특히 자재 파동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기 연장과 관련해 내부 보고를 진행 중”이라며 “통상 실시계획서상 준공 시점 1년 전 공기 연장을 논의하는데, 이달 관련 부처인 기재부와 공기 연장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장 기한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경북 울릉군 사동리 일대 바다를 메워 짓는 울릉공항은 길이 1200m·폭 36m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갖춘다. 당초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만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80인승 이하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도록 설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활주로 공사에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케이슨)을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히는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또 인근 가두봉 일부를 깎아내 얻은 암석·토사를 해상에 매립해 계류장·여객터미널 등이 들어설 자리를 만든다. 전체 공정률은 지난 9일 기준 47% 수준이다.
8일 오전 10시48분께 경북 울릉군 사동 울릉공항 공사현장에서 공사중 포클레인 기사가 흙더미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해 중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2024.5.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8일 오전 10시48분께 경북 울릉군 사동 울릉공항 공사현장에서 공사중 포클레인 기사가 흙더미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해 중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2024.5.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울릉공항 총사업비는 당초 6633억 원에서 현재 8050억 원으로 늘었다. 공기 연장이 합의될 경우 사업비 증액이 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은 보통 물가 상승분 등을 감안해야 하는데, 기재부와 협의해야 한다”며 “우선 공기 연장을 협의하고 총사업비 관련 부분을 논의해야 하는데, 당장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공기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활주로 공사에 투입되는 케이슨 수송·설치가 만만치 않은데, 울릉도의 날씨 여건이 받쳐주지 않아 공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며 “야간 공사까지 강행하는 상황에서 공기를 맞추기 위해 가두봉 절취·케이슨 설치 등의 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할 경우 오히려 더 큰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육지 공사와 섬 공사의 환경적 차이를 명확히 인식해야 하는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때처럼 목표만을 위해 달려가면 안 된다”며 “특히 공기 지연에 따른 사업비 증가 부담을 시공사에만 전가할 경우 공사 안전성을 저해할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 회장은 (울릉공항의) 무리한 공사 진행이 안전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물론 그럴 개연성은 높으나 실제 사고 조사를 직접 해보기 전까지 말하기 어려운 사항”이라며 “국내 건설 현장 대부분이 이런 어려움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상 데이터를 한번 따져봐야겠지만 울릉도의 경우 (기후 환경 특성상) 공사 가능 일수가 아주 적을 것”이라고 말하며 공기를 맞추기 쉽지 않은 현장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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