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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전승절 연설 "러 위협 허용 않겠다"…서방엔 "역사 왜곡" 비난(종합)

2차세계대전 승전 79주년 열병식…병력 9천명에 ICBM·이스칸데르 동원
"日군국주의 맞선 中 용기" 칭찬…우크라 전쟁엔 "최전선 모두가 영웅"

[편집자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세계대전 전승기념일 연설에서 자국 위협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상대로 역사 왜곡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승리의 날을 축하한다"며 선조들이 "고국을 수호하고 나치즘을 진압했으며 유럽 민족을 해방했다"고 연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는 글로벌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동시에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우리의 전략군은 항상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방은 2차 세계대전의 교훈을 잊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2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왜곡하는지 목도했다. 그들은 독일 나치에 맞선 기념비를 철거하는 대신 나치와 공범을 위한 기념비를 건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히틀러에 맞선 모든 군인의 용기를 존경한다"며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독립을 위해 싸운 중국의 용기"를 칭찬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소련과 함께 연합국에 속했던 미국, 영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선 "현재 어려운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며 "조국의 운명과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전선에 있는 모두가 우리의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이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포격과 테러로 사망한 민간인과 전투에서 쓰러진 전우들을 위해 1분간 묵념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군 장병들이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행진하고 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군 장병들이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행진하고 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구 소련 시절 사용한 T-34 전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2024.05.09.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구 소련 시절 사용한 T-34 전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2024.05.09.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연설에 앞서 붉은 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열병식에는 9000명 이상의 병력과 75대의 군사장비, 항공기가 동원됐다.

옛 소련이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했던 'T-34' 전차 1대가 행렬을 이끌었고,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Yars)'와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지대공 미사일 'S-400'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날레는 '수호이(Su)-25' 전투기 6대가 붉은 광장 위에서 편대 비행을 하며 장식했다.

전승 기념일은 구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날로, 가장 중요한 축일 중 하나다. 각 지방에서는 기념식과 열병식이 열리는데, 올해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등 전국 28개 도시에서 진행됐다.

이날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와 브랸스크주,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등에서는 안전상 이유로 열병식이 취소됐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와 함께 5월 9일을 전승 기념일로 지냈지만, 지난해부터는 하루 앞당겨 8일로 변경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쿠바, 라오스, 기니비사우 정상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 모스크바의 무명용사 묘지를 찾아 헌화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언급한 전략군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부대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6일 푸틴 대통령 명령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군사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러시아군의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가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군의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가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의 전투기 수호이(Su)-25 6대가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기념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편대 비행을 하며 러시아 국기 색깔인 흰·파란·빨간색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의 전투기 수호이(Su)-25 6대가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9주년을 기념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편대 비행을 하며 러시아 국기 색깔인 흰·파란·빨간색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2024.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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