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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번에도 정부 손 들어줬다…의대증원 예정대로 추진

의료계 집행정지 각하·기각…"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
의료계 즉시 재항고한다지만…내부서도 "의미 없을 것"

[편집자주]

14일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5.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14일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5.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의대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항고심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정부가 계획한 대로 당장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1500명 가까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27년 만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의료계는 즉시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법원 결정을 토대로 증원 절차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여 의료계 내부에서도 증원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의대 준비생과 의대 재학생, 전공의, 교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및 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먼저 의과대학 교수, 전공의, 의과대학 준비생, 재학생으로 나눠 신청인들의 원고 적격성을 따졌다. 재판부는 "의과대학 교수, 전공의, 의과대학 준비생들의 신청은 제1심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라 제3자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여 신청을 각하한다"며 "반면 의과대학 재학생 신청인들의 신청은 헌법, 교육기본법, 고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상 의대생의 학습권은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나아가 행정소송법 제23조 소정의 집행정지 요건에 대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정부가 의대생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한 후 의대생, 전공의, 교수 등 18명은 법원에 증원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효력 중단을 요구하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에서 '원고 적격'을 문제삼으며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심은 당시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교수와 의대생 등은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 3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항고심은 의과대학 교수, 전공의, 의과대학 준비생들의 신청은 1심과 같이 '원고 적격'을 문제삼았지만 의과대학 재학생 신청인들의 원고 적격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끝내 의대생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은 인정하나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결국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의료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의료계는 항고심 재판을 앞두고 총력을 다해 공세를 퍼부어왔다.

전의교협과 대한의학회는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 검증을 위해 '과학적 검증 위원회'를 구성해 검증 작업을 진행해 정부가 제출한 자료들을 조목조목 반박해왔다.

지난 14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허위사실 유포, 협박죄, 강요죄 등 혐의로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의료계는 즉시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의료계 내부에서도 증원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재항고를 하겠지만 정부가 증원 정책을 꽝꽝 밀어붙일테니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사실 우리도 명분 때문에 재항고를 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일정상으로도 증원을 뒤집기는 힘들다. 각 대학은 2025년 대입 수시모집 요강 확정 마지노선인 이달 말까지 의대 모집 인원을 반영해야 하는데, 항고심에 불복해 재항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정상 내년 모집 인원을 뒤집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재항고장 접수받으면 7일 기간을 줘야 하고, 재항고인은 20일 내 재항고 이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첫날 이유서를 접수했다고 해도 무조건 20일을 줘야 한다. 이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위법하다"면서 "이 절차들을 다 지키고 대법관들 합의 거쳐 최종결정하게 되면 사실상 다음달까지도 선고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결정에 힘을 받아 증원 정책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뉴스1에 "절차를 속개할 것"이라며 "교수들 집단 휴진 움직임에 대해서는 철저한 비상진료체계 유지로 중증 응급 진료에 차질 없도록 최대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 증원분이 반영된 대학별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심의도 그대로 진행한다.

시행계획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전형위원회를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된다. 대교협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심의하는 전형위원회를 20~24일 중으로 열고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들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위한 학칙 개정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생, 전공의, 교수 등의 반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 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임시총회를 열어 "각하나 기각이 될 경우 장기화될 비상 진료 시스템에서의 근무시간 재조정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상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재판부가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해도 정부가 원점 재검토를 하지 않는 이상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차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정근영 사직전공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를 철회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았느냐"며 "전공의들은 원점 재검토가 없으면 가시적인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생들 집단 유급 사태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학들은 교육부에 '유급 방지책'으로 1학기에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미적용하거나 원격 수업을 정해진 기간 내에만 수강하면 출석을 인정해주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지만 특혜 시비를 피하기 어려워 대학들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의료계는 의견을 모아 이르면 다음날(17일) 오전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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