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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증원 탄력…“의정갈등 새로운 시작” 반발 확산

법원 2심도 집행정지 '기각·각하'…의대 증원 사실상 확정
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전공의들 "복귀 의사 없어"

[편집자주]

1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의료계가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법원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는 의료계에 의대 증원 절차에 속도를 내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계는 즉각 재항고할 것이라고 밝히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배상원 최다은)는 전날(16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의대교수, 전공의, 수험생 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에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제3자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의대 재학생들의 경우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며 원고 적격은 있다고 판단했지만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정부의 증원 계획은 그대로 추진된다. 대교협 대입전형심의위원회는 예정대로 대학들의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이달까지 대학에 통보하고, 대학들은 이를 반영한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하면 의대 증원은 사실상 확정되는 셈이다. 

정부는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의대정원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국립대 교수 1000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사법부의 현명한 결정에 힘입어,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며 "이제 의료계도 소모적인 갈등과 대정부투쟁을 거두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와 논의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의 판단과 국민의 뜻에 따라 (전공의들은) 집단행동을 멈추고 병원으로 복귀해주길 바란다"며 "의대교수들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환자를 치료하는 본분으로 돌아와주시길 바란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하는 관행은 더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면 백지화' 입장을 떠나 미래 선진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의 장인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달라"며 "필수의료, 지방의료 붕괴를 이대로 방관한다면 책임있는 정부라 할 수 없다. 우리가 겪는 고통을 더 크게 불려서 미래세대에 전가하지 않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의료계는 즉시 재항고 하겠다는 입장이다.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의대교수, 의대생 등 18명을 대리하는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대법원 재항고 절차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사건의 중대성, 긴급성, 쟁점이 알려져 있으므로, (재항고를 해도) 대법원에서는 이달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전의비와 다른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7시 온라인 총회를 진행한 뒤 법원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의협 입장은 판결문 분석 후 1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교수님들과 함께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의료계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은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비상진료 체계 장기화에 대비 근무시간 재조정 등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1주일 휴진을 실시하고 매주 1회 휴진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우리 의사들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으나, 이 상황은 어쩔 수 없다"면서 "정부가 우리를 더 탄압하면 떠날 수도 있다. 정부에 의대증원의 부당성을 더 설득하고 국민 곁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대증원 논란은 이번 법원 결정으로 정리되었지만, 의정 갈등과 의료대란은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교수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정상진료가 불가능한 병원들은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폐업하는 병원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은 항고심 결정과 무관하게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은 복귀 조건으로 '증원 유예'가 아닌 '의대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도 "처음부터 전공의들은 (대전협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병원에 복귀할 생각이 없었다. 법원 결정이 어떻게 나왔다고 한들 달라질 것이 없었다"며 "이미 사직한 전공의들은 사직서 수리만을 기다리면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티거나,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 취직해 일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최근 복지부와 교육부 장·차관을 고발한 정근영 사직전공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를 철회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았느냐"며 "전공의들은 원점 재검토가 없으면 가시적인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19~20일이면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한 지 3개월이 되기 때문에, 전문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 고연차 전공의들 일부가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3개월 넘게 수련을 받지 않으면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가 불가능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늦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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