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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송승환 "안 보니 대사 더 빨리 외워…장관? 10초만에 거절"(종합)

17일 연극 '웃음의 대학' 검열관 역 송승환 라운드 인터뷰

[편집자주]

1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습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배우 송승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극열전 제공)
1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습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배우 송승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극열전 제공)
"서현철 배우가 연기하는 검열관은 무뚝뚝하고 냉정하다면, 저는 화를 버럭 내고 소리도 잘 지르는 다혈질 형 검열관입니다."

배우 송승환(67)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습실에서 열린 연극 '웃음의 대학' 라운드 인터뷰에서 '서현철의 검열관'과 '송승환의 검열관' 차이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현철 배우는 코미디 연기의 대가"라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대사를 던지는 어투와 타이밍 등 서현철 배우에게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연극 '웃음의 대학'은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 2008년 국내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 2016년까지 관객 35만 명을 모으며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다. 힘든 전시 상황에 희극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사활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그렸다. 특히 검열관은 작가에게 대본 속 웃음이 나오는 장면은 모두 삭제하라고 강요한다.

송승환은 이번에 '웃음의 대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2년 전 연극 '더 드레서'를 마친 뒤 다음 작품을 고민하던 중 '웃음의 대학' 대본을 읽게 됐다"면서 "대본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송승환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토로했다.

"제가 대사를 무척 잘 외우는 편인데 이번엔 힘들었어요(웃음). 대본을 못 보니 들으면서 외웠죠. '웃음의 대학'은 검열관과 작가가 짧은 대화를 빠른 속도로 계속 주고받는데, 대사 순서가 헷갈렸습니다."

연극 '웃음의 대학'에서 검열관 역을 맡은 송승환(오른쪽)과 작가 역을 연기하는 신주협. (연극열전 제공)
연극 '웃음의 대학'에서 검열관 역을 맡은 송승환(오른쪽)과 작가 역을 연기하는 신주협. (연극열전 제공)

송승환은 5년 전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그의 가시거리는 30cm. "저는 안 보인다는 핸디캡이 있기에 귀가 굉장히 예민해져야 한다"며 "상대 배우의 대사를 듣고 감성을 교감해야 하기 때문에 '귀에 집중한다"고 했다.

눈이 안 좋아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대본을 읽는 대신 듣고 외우다 보니 암기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며 송승환은 웃었다.

관직 제의에 대한 질문에 "행정관으로 제안을 많이 받았고, 장관 제안도 받았다"며 "저는 행정 능력도 없고,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 건 체질에 안 맞아 10초 만에 다 거절했다"고 했다.

송승환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특별한 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올해 일정이 빼곡하다.

"'웃음의 대학' 끝나면 뮤지컬 '정글북' 막을 올리고, 7월엔 파리올림픽 개·폐막식 해설하러 파리에 갑니다. 9월에는 '파주페어 북앤컬처' 총감독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10월 되면 연극 '더 드레서' 연습해야죠. '더 드레서' 끝날 때쯤이면 내년에 공연할 작품도 정해지지 않을까요?"

한편, 연극 '웃음의 대학'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오는 6월 9일까지 공연한다. 검열관 역은 송승환·서현철이, 작가 역은 주민진·신주협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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