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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결정 이후 더 완고해진 의료계…전공의 ‘요지부동’

의대증원 마무리 속도…정부 "의료개혁 흔들림 없이 완수"
의료계 "대법원 재항고"…전공의, 의대생 "복귀 안한다"

[편집자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의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결과가 오후 5시쯤 나올 예정인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의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결과가 오후 5시쯤 나올 예정인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의료계가 의과대학 증원·배분 처분을 중단해달라고 낸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각하 되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절차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의료계는 즉각 재항고하는 한편, 현장 미복귀, 휴진 등으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18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배상원 최다은)는 의대생, 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과 각하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브리핑을 열고 2025학년도 대학입시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며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고,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면서 지금의 갈등을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항고심 법원의 결정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사실상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했으나, 대법원 판단까지는 2~3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보류했던 대입전형 시행계획 심의를 재개해 의결 후 대학에 확정해 알리고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신입생 모집요강을 확정해 공고할 예정이다.

정부는 먼저 의대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의대 정원 정책을 조속히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 실장은 "우선적으로는 증원이 된 대학교의 교수, 실습 기자재, 교실 등 기본적인 여건과 인프라를 갖추는 쪽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의료개혁 추진 방향에 맞추어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의대 교육 여건은 어떻게 개선하는지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전공의, 의대 교수 등에게 의료 현장에 복귀해달라고 밝혔다. 전 실장은 "정확한 숫자는 알기 어렵지만, 100개 수련병원의 보고에 따르면 일주일 전인 9일 대비해 16일에는 현장에 근무 중인 전공의가 20명 정도 늘었다"면서 "이제 소모적인 갈등을 접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4.5.1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4.5.1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의료계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면서,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의대 교수들은 진료를 거부하고, 전공의들은 막무가내식 복귀를 미루고 있다. 또 전날 법원 결정에 대해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자체를 철저히 망가뜨리는 사망 선고일이 어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소심 심리를 맡은 구회근 부장판사를 향해 "대법관 회유가 있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의대증원은 공공복리를 위한 게 아니라 향후 공공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는 환자와 의료진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매주 1회 휴진을 계속하는 방안, 1주일간 휴진을 진행하는 방안 등을 모두 고려 중에 있다. 전의비는 오는 23일 전체 총회를 개최하고, 대응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전의비 소속 일부 교수단체는 교수의 자발적 판단을 전제로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휴진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당수 교수가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고, 6월 당직표를 구성하는 등 전공의 이탈에 따른 업무 공백을 꾸준히 메우는 중이다.

전공의들은 요지부동이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는 "전공의들은 법원 판결을 보고 오히려 '복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됐다"며 "약 세 달간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이미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개원, (다른 업종) 취직 등 다른 방향을 알아본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필수의료 패키지, 의대 증원 백지화 등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는 이상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법원 입장 이후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유급 위기에 놓인 의대생들도 집단 휴학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4일 부산대 의대, 제주대 의대 등 각 의대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과 관계없이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 중단을 통해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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