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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수령한 'CRL' 뭐길래…머크 '키트루다'도 받은 적 있다

허가심사 거절 아닌 보완요청 의미…개선 가능 여부가 관건
CRL 수령 기업 90%가 보완자료 제출 후 품목허가 승인

[편집자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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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028300, 이하 HLB)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병용요법(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허가와 관련해 '보완요구서한'(Complete Response Letter, CRL)을 받으면서 CRL 의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CRL을 FDA가 승인을 거절하는 의미로 해석하지만, 사실 CRL은 FDA가 허가심사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점을 추가 보완·개선하라는 행정 통보 중 하나에 불과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RL 통보는 FDA 허가심사를 받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흔히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와도 같다. CRL을 받지 않고 단번에 허가 결정을 바로 받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CRL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CRL의 통보 사유는 크게 2가지다. 주로 신약 허가 신청서상의 데이터 부족과 의약품 제조시설 현장 실사 결과 보완할 점이 있을 경우 발생하곤 한다. CRL을 받은 회사는 해당 지적사안에 대한 추가 자료나 답변서를 제출하게 되는데, 보완 자료가 접수되면 FDA는 곧바로 심사를 속개해 6개월 이내에 허가 여부를 발표해야 한다.

머크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경우에도 FDA로부터 CRL을 받은 바 있으며, 보완 사항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해 CRL 수령 후 4개월 만에 최종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FDA 통계상 CRL을 받은 회사의 약 90%는 해당 요구에 대해 추가 자료를 제출해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한 10%는 개발사가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스스로 상업화를 포기한 경우다.

HLB의 CRL 내용을 보면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약효나 안전성이 아닌 병용 약물인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의 제조공정에 대한 개선을 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난다. 항서제약은 FDA 실사 당시 보완 지적 사항에 대해 이미 자료를 제출한 상황이다.

이번 CRL은 여기에 다시 추가로 일부 미비점을 통보받은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LB 측은 "통보받은 점만 해소하면 비교적 빠르게 재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완 자료만 검토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공정의 경우 약물의 오염, 혼입 가능성을 비롯해 청결 등 미미한 환경 실사까지 보완사항으로 지적될 수 있다. 공정 자체를 바꾸는 문제가 아닌 이상 짧은 시간 내 개선해 보완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더욱이 캄렐리주맙 제조를 맡은 중국 항서제약의 경우 세계 8위 제약사다. 이미 17차례 FDA의 제조공정 실사를 받아 본 경험이 있다. 또 캄렐리주맙은 이미 중국에서 연간 1조 3000억 원 넘게 팔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허가 지연 사태를 미·중 갈등의 여파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FDA는 독립적 성격을 가진 허가·규제 기관이다. 근거 기반 효능과 안전성만을 허가심사의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럴 개연성은 거의 희박하다.

HLB 관계자는 "이달 안에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어떤 점이 미비해 추가 보완이 필요한지 상세 내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사는 이를 확인하는 대로 향후 보완 및 재제출 일정을 수립하고, 이를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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