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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회화에 밀렸지만, 꿋꿋이 지켜낸…韓 구상회화 집중 조명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서 'MMCA 기증작품전: 1960-70년대 구상회화'展

[편집자주]

김형구, 〈어부의 가족〉, 1975, 캔버스에 유화 물감, 112.5×145cm, 동산박주환컬렉션.
김형구, 〈어부의 가족〉, 1975, 캔버스에 유화 물감, 112.5×145cm, 동산박주환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9월 22일까지 'MMCA 기증작품전: 1960-70년대 구상회화'전을 과천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최근 5년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가운데 한국 화단의 형성과 성장에 자양분이 된 1960-70년대 구상회화를 재조명한다.

1960년대 이후 추상화가 한국 현대미술의 대세가 되면서 아카데믹한 그림은 구시대의 미술로 여겨지거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추상회화의 연쇄적인 파상에 밀리면서도 구상회화의 영역에서 착실하게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키워낸 소중한 작가들이 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조형개념이 출현하더라도 작가의 개성적인 시선으로 인물, 풍경, 사물, 사건 등을 충실히 묘사하는 표현양식은 한국 회화의 토양을 굳건히 다졌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가들은 자연에 관한 서정성과 사실적인 표현을 바탕으로 우리 전통 속에서 발견되는 조형적 요소로 민족적 정서를 표출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출품작들은 2021년 이건희컬렉션을 기점으로 늘어난 다수의 기증작품으로 구성되어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역할도 기대된다.

전시는 1부 '한국 구상미술의 토양'과 2부 '새로운 의미의 구상'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국전을 통해 아카데미즘 미술의 초석을 다진 1세대 유화 작가들을 중심으로 근대 서양화 양식의 사실주의 작품을 다수 소개한다.

1958년 설립된 목우회는 '한국적인 아카데미즘을 계승하고 사실주의 집결체로서 뿌리를 내린다'는 목표 아래 당시 가장 규모 있게 성장했던 단체이다.

자연주의적 발상을 토대로 엄격한 사실성을 보인 이병규, 도상봉, 김인승, 이종무, 김숙진, 김춘식 등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2부에서는 변화하는 미술 조류에 감응하며 구상과 비구상의 완충지대에 속했던 작가들을 망라한다.

자연에 바탕을 둔 조형적 질서를 추구했던 윤중식, 박수근, 황염수를 시작으로 황유엽, 이봉상, 최영림, 박고석, 홍종명 등 1967년 구상전을 발족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들은 종래의 아카데믹한 양식의 틀에서 벗어나 대상에 대한 수동적 태세를 지양하고 내면의 이미지를 독자적으로 표출한 작가들이다.

전시장 복도에서는 '기증, 모두를 위한 예술'을 주제로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본다.

국립현대미술관에의 미술품 기증은 1971년에 시작되어 2023년 12월 기준, 전체 소장품 1만1560점 가운데 6429점(55.6%)이 기증작이다.

이 자리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최근 5년 여간(2018년-2023년) 기증받은 작품의 경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동시대 회화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대량 수집되어 소장품의 양과 질이 상향된 부분을 도식화해 보여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다채롭게 전개되어 온 한국 구상회화의 바탕과 여정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인승, 〈붉은 원피스의 여인〉, 1965, 캔버스에 유화 물감, 91×74cm, 이건희컬렉션
김인승, 〈붉은 원피스의 여인〉, 1965, 캔버스에 유화 물감, 91×74cm, 이건희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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