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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벽 뚫은 이더리움 현물 ETF…180도 달라진 '반전 드라마' 왜?

연내 승인도 불투명했던 이더리움 현물 ETF…갑작스레 승인
대선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 스탠스 180도 바뀐 바이든·민주당

[편집자주]

가상자산 이더리움.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가상자산 이더리움.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3일(현지시간)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 자산운용사 8곳의 이더리움 현물 ETF의 공식 심사 요청서(19b-4)를 전격 승인한 가운데 SEC가 ETF 승인으로 급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SEC는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인 컨센시스를 소송 대상으로 분류하는 등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바로 승인해주자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의회로부터 받는 '정치적 압박'에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규제의 고리를 풀고 있는 분위기라는 해석이다. 

◇ 美 거대 운용사 CEO도 승인 가능성 10% 점쳤는데…'반전' 승인

가상자산 업계는 이날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결정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등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지난 4월 <뉴스1>이 프랑스 파리에서 얀 반에크(Jan Van Eck) 반에크 최고경영자(CEO)와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시 반에크 CEO는 "5월 승인 가능성은 10% 안팎이라 생각한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될 땐 SEC에서 많은 코멘트를 줬는데, 이번에는 코멘트가 전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까지 운용하고 있는 미 거대 자산운용사의 CEO의 언급처럼 5월 승인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심지어 불과 4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내 승인까지도 불투명했던 이더리움 현물 ETF는 이제 증권신고서(S-1)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비트코인 현물 ETF 최종 승인 과정을 봤을 때 19b-4의 문턱을 넘었기 때문에 S-1 승인 이후 이더리움 현물 ETF의 미 증시 등장은 시간 문제라는 여론이다.

결국 연내 승인 가능성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던 이더리움 현물 ETF였지만 '3일간의 반전'으로 연내 최종 승인이 유력해졌다.

◇ 180도 달라진 바이든과 민주당, 11월 대선 앞두고 가상자산 표심 무시 못 했다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슈'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지난 4월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SEC의 최근 스탠스를 봤을 때 이더리움 현물 ETF의 연내 승인 가능성은 결국 정무적 판단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김 센터장은 "5월 승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내 승인에는 정무적 판단이 큰 영향을 차지할 것"이라며 "대선 결과 등 당시 블랙록 등 여러 자산 운용사와 오가는 얘기와 분위기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다"고 했다.

결국 국내에서는 지난 '김남국 사태'가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의 통과의 주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듯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의 등장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가상자산 업계의 '표심 잡기'를 위해 규제 완화로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이더리움 현물 ETF 정무적 판단 근거는?…"내부 잡음 나올 만큼 갑자기 선회"

이더리움 현물 ETF가 '정무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이는 배경에는 내부 잡음이 나올 만큼 빠르게 승인이 진행된 점과 미국 정치계에서 그사이 가상자산 업계에 친화적인 법안은 통과, 규제 법안은 멀리하는 행보 등이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반전의 3일'이라 불릴 정도로 지난 21일부터 갑작스레 승인 가능성이 커졌고 3일 뒤인 24일 결국 승인됐다.

이 과정에서 더블록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예고와 관련해 "SEC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이로부터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19b-4 승인 예고는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에 앞서서는 엘리노어 테렛 폭스비즈니스 기자가 "다수의 업계 관계자로부터 이더리움 현물 ETF 관련 의견을 전해 들었는데 현재 SEC에는 내부의 일부 저항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심지어 승인 이후에도 내부 잡음 내용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SEC 내부의 잡음에 대해 "캐롤라인 크랜쇼 SEC 위원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유산의 달' 축하 행사서 연설을 마친 뒤 경례를 하고 있다. 2024.05.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유산의 달' 축하 행사서 연설을 마친 뒤 경례를 하고 있다. 2024.05.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트럼프 신경 쓴 민주당, '친가상자산 법안'은 가까이…'족쇄'는 멀리

SEC 외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 업계를 대하는 태도도 완화적으로 바뀌었다.

최근 민주당은 통과 시 가상자산 업계의 호재로 분류되는 '21세기 금융 혁신법'의 통과와 악재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수탁의무 회계지침 법안(SAB 121) 무효화를 주도하고 있다. 

21세기 금융 혁신법은 소위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산업의 전반에 대한 규제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앞서 가상자산의 '증권 분류' 등 다소 보수적으로 가상자산 산업을 바라봤던 SEC와 달리 CFTC가 가상자산을 규제할 경우 이전보다 업계에는 완화된 규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호재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제미니, 서클,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가상자산 업계를 대표하는 가상자산 관련 기업 60여 곳은 미 국회의원들에게 해당 법안의 통과를 촉구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가상자산 수탁의무 회계지침 법안(SAB 121)은 사실상 업계에서 미 금융 기업의 가상자산 보유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평가받는 법안이다.

SAB 121은 은행이 고객 보유 가상자산을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기록해야 한다는 SEC의 지침을 골자로 하는데, 미 공화당 측은 해당 법안을 두고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데 큰 비용이 든다'며 '불필요한 위험을 끌어들여 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최근 입장을 선회하면서 결국 지난 17일 해당 법안을 무효로 하는 결의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최근 이 같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의 변화와 관련해 다니엘 쿤 코인데스크 컨센서스 매거진 부편집장은 칼럼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 규제 완화 스탠스로 선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백악관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물결은 우연일 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친 가상자산 행보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가상자산 강경론은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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