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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아프리카 넘나드는 'K-원전 세일즈'…기술력으로 정면승부

'30조 잭팟'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7월쯤 결정
가나, 신규 원전 건설 '5파전'…영국도 韓 '관심'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형 원자로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6.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형 원자로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6.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세계 무대를 향한 'K-원전'의 도전이 거세다. 30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수주부터 가나, 영국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그동안 축적해 온 뛰어난 원전 건설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전 업계 등에 따르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수주에 뛰어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달 29일 체코 정부에 최종입찰서를 제출했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중도 탈락하면서 수주전은 한국(한수원)과 프랑스(프랑스전력공사, EDF) 2파전으로 좁혀졌다.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은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에 1200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체코 정부는 당초 신규 원전 1기 건설에서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쪽으로 에너지정책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사업비 규모도 약 9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껑충 뛰었다.

원전 업계에서는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수주사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으로의 원전 수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가나 신규 원전 사업 후보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4개국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르면 오는 12월쯤에는 사업자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아프리카 등 외신에 따르면 가나 에너지부에서 원자력·대체에너지를 담당하는 로버트 소그바지(Robert Sogbadji)는 "한전과 한수원이 러시아 로사톰과 원전 사업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업체 뉴스케일파워와 레그넘 테크놀로지, 프랑스 EDF, 중국 핵공업집단(CNNC)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1년 3월15일 촬영한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와 예배당의 모습.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00㎞가량 떨어져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DB
2011년 3월15일 촬영한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와 예배당의 모습.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00㎞가량 떨어져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DB

가나는 지난해 서부 은수반(Nsuban)과 중구 오보탄(Obotan)을 원전 후보지로 선정해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했다. 6개국에 원전 기술과 사업 관련 포괄적인 질의를 내포하는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했는데, 한국에서는 한전으로부터 대형 원전, 한수원으로부터 소형 원전에 대한 답변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 정부는 총 16곳을 검토해 최종 후보를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나 정부는 사업 계획을 구체화하고, 이르면 12월쯤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원전종주국'인 영국으로의 K-원전 수출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영국은 1956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자로의 운전을 시작한 국가다.

영국은 지난 1월 '원전로드맵 2050'에서 오는 2050년까지 24G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오는 2030년부터 2044년까지 5년마다 3~7GW 규모의 신규 원전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영국의 원전 로드맵은 7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원전 확대 계획이다. 영국은 현재 건설 중인 '사이즈웰 C'나 '힝클리 포인트 C'와 같은 크기의 원전을 잉글랜드 동부에 올해부터 새로 지을 계획이다. SMR도 도입해 원전 비중을 현재 15%에서 2050년까지 25%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런 기조와 맞물려 영국원자력산업협회(NIA)를 중심으로 구성된 기업단이 내달 11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영국 원전 기업단은 첫 일정으로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인 새울3‧4호기를 견학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울 3·4호기는 울산광역시에 건설 중인 1400MW급 대형 원전으로 각각 올해 10월과 오는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공정률은 92.66% 수준이다.

영국 원전 기업단이 국내 신규 원전 건설현장을 첫 견학지로 택한 것은 자국 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에 표시되는 전력 수급 현황. (다중노출 촬영) 2022.12.8/뉴스1 © News1 DB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에 표시되는 전력 수급 현황. (다중노출 촬영) 2022.12.8/뉴스1 © News1 DB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영국과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 숨기지 않았다.

김 사장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 영국 정부 관계자 2명을 만났다. 우리 바라카 원전 건설을 높게 평가해 줬는데 새 원전을 건설한다면 원팀 코리아를 평가하지 않겠나"라며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K-원전이 세계 무대에서 가진 최대 장점은 가격경쟁력과 시공능력, 기술력이다.

한수원은 UAE 바라카 원전에 공급한 APR1400의 파생 모델로 출력을 1000MW급으로 조정한 APR1000으로, 이번 체코 원전 건설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에는 유럽전력사업자인증(EUR)도 취득했다.

APR1000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건설 단가다. 건설단가가 9조 원 안팎인 APR1000은 15조~16조 원으로 예상되는 EDF의 EPR1200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영국 역시 이 같은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16일 원전 건설비용 증가와 공기지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2030년부터 2044년까지 5년마다 1~2개의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규 원전 건설 시 공기지연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상황을 문제로 꼽은 현지 보도에서 유추해 볼 때 세계 원전 시장에서 한국이 가진 '온타임 온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의 강점에 충분한 매력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은 체코 신규 원전 수주 여부가 여타 다른 사업수주를 하는데 있어서도 시금석이 될 것"아라며 "한국이 가진 낮은 건설단가 대비 최고의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어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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