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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가건물에서 가르칠 판"…정부, 교육여건 개선 속도

교수 95% "증원 맞춘 시설·교수 부족…교육 불가능, 철회 촉구"
정부 "내년도 입학생 본과 갈 3년 여유…필수의료 특별회계 마련"

[편집자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소속 교수협의회장 등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재항고심을 맡은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5.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소속 교수협의회장 등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재항고심을 맡은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5.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이 1509명 늘어나는 가운데 의료계가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지적하자 정부는 다음 달까지 '의대 교육여건 개선 지원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당수 의사단체가 증원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22일부터 전날(25일) 정오까지 정원이 10% 이상 증원되는 30개 의대 교수를 상대로 증원에 따른 교육 여건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교수 1031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현재 증원안대로 학생이 늘어나더라도 건물, 시설, 교원, 병원 등을 적절히 확보해 제대로 된 의학교육을 할 수 있을지를 두고 76.3%(787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 18.6%(192명)가 '그렇지 않다'는 등 부정적 응답 비율이 95%였다.

전의교협은 "복도에서, 가건물에서 수업할 것인가. 소규모 그룹 토론 수업은 아예 없앨 것인가. 실습 시험을 감독할 교수는 확보할 수 있나. 카데바는 확보 가능한가?"라고 따져 물으며 "입학할 예비 의대생, 휴학으로 진급이 안 될 예과 1학년 학생들이 안쓰럽다"고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정부는 총장들이 펜대를 굴려 작성한 수요조사에 나와 있는 모든 인프라, 그중 채용 예정 교수를 확인하기를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증원 계획을 철회하며, 사법부는 부실 의사가 양산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4일 대학 입학전형 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대교협에 시행계획을 제출할 의무가 없는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학대 정원(80명)을 포함하면 40개 의대의 모집인원은 1509명 늘어난 4567명이 됐다.

2000명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 직후 의대 학장·교수부터 의대생까지 의료계는 꾸준히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주장했다. 의대 학장들의 단체인 한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협회(KAMC)는 3월부터 적정 증원 규모가 '351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규모 실습·토론을 진행하는 의대 교육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갑자기 늘어난 학생들을 감당하기 어렵고 해부학·생리학·면역학 등 기초의학 분야 교수는 구하기도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의 지원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의학교육 현장은 극심한 혼란과 질적 부실로 인해 급속히 무너지고 말 것"이라면서 "끝내 망국적 의대증원을 강행한 정부의 폭정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창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도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수많은 발표를 통해 의대 교육이 부실해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의대정원 배분 과정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우려가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교육부에 증원이 이뤄진 대학과의 협력으로 대학입학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원활한 교육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재정당국에는 의료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게 내년도 예산 편성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대 증원 확정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당부를 이같이 전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뉴스1에 "상반기 안에 의대 교육 지원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서울의 한 대학 의과대학의 모습. 2024.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4일 서울의 한 대학 의과대학의 모습. 2024.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교육부와 복지부는 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가 제기된 지난 3월 23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지방 의대 증원을 통해 지역 의사인력 불균형 해소가 급선무이며, 대학 교육역량도 증원 규모에 맞춰 확보 가능하다"고 답한 바 있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2025년 3월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통상 본과 과정을 시작하는 2027년까지 대학에서는 3년의 기간이 남아있다"면서 "앞으로 남은 3년간 교수 증원, 강의실, 실습실 확충, 실습 기자재 확보 등을 추진하며 올해 상반기 중 신속하게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정부는 우선 2027년까지 지방의 9개 거점 국립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고 필요한 현장 수요를 고려해 추가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의학교육 등 의료개혁 과제에 투자할 재원은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투입한다.

정부는 앞으로 의료 분야를 안보·치안과 같은 헌법적 책무를 수행하는 수준으로 올려 국가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 재정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공의 수련 과정도 개편할 예정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특별회계나 기금은 한시적인 게 아니고, 제도화를 하는 것"이라면서 "관련되는 내용을 지금 검토, 실무 내용을 검토 중이다. 법안까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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