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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넘게 의료공백 외면…‘의정갈등’, 결국 22대 국회로

지난달 영수회담 때 제안 '의료개혁 공론화 특위' 유야무야
간호법도 불발…국민 건강 위협 속 국회 '존재감' 미미

[편집자주]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2024.5.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2024.5.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3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정갈등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가 아무런 존재감 없이 문을 닫게 됐다. 의료계와 정부를 불러 모아 논의하는 자리조차 쉽게 마련되지 않았다. 장기화하는 의정대치 상황에 30일부터 문을 여는 22대 국회가 중재 역할을 해낼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상 총선 직후에 열리는 마지막 국회 본회의는 견해차가 적거나 합의를 이룬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임기 종료(29일)를 하루 앞둔 이날 21대 국회는 채상병 특검법 등을 두고 마지막까지 대치하면서 민생법안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채상병 특검법 등의 여진이 개별 상임위 개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올해 들어 회의를 통한 현안 논의 없이 임기를 마치게 됐다.

야당이 총선 전부터 제안한 '보건의료개혁 공론화 특별위원회'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의사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모여 공론화 위원회를 꾸리자"고 타진했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다.

정부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정부, 의료계, 환자·소비자 등으로 구성된다면 야당의 공론화 특위는 정치권, 시민사회까지 아우른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개혁특위와 공론화 특위에 모두 부정적이었고, 대통령실도 공론화 특위 참여에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회 복지위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공론화 특위를) 의협도, 대통령실도 (제안을) 받지 않아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최근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챙겨야 한다'는 논의는 있었던 걸로 안다. 22대 국회 복지위 차원에서 잘 챙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22대 국회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2월20일) 지 만 100일이 되는 30일 개원한다. 다만 사태 장기화 대안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대교수 단체 등은 여전히 "증원을 중지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협 합동 기자회견에 참여한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는 '정부와의 대화 조건'을 "2025학년도 증원 절차 중단"이라고 답했다. 최 이사는 "2000명을 못 박고 하는 논의는 전혀 의료를 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 30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열 방침이다. 의대증원의 위험성을 국민에 알리고 국민 건강을 위한 의료계 진심을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이번 사태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국민과 교감하기 위해 '의료사태 무엇이 문제인가요?' 대국민 질의응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콜센터(1566-2844)로 의대증원 등 의료 정책과 의료공백에 대한 질의를 받고 30일 촛불집회에서 공개적으로 답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간호사들은 '간호법' 제정을 두고 국회 앞에 모여 거세게 항의했다.

간호법은 지난해 4월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 끝내 폐기된 바 있다. 이후 논란이 될 만한 문구 수정 등으로 여야 모두 간호법 제정에 공감대를 이뤘고 보건복지부도 수정안을 내면서 회기 내 통과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채상병 특검법 등에 따른 여야 갈등으로 상임위마저 열리지 않으니 대한간호협회 등 간호사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간호협회는 전날(27일)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에서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 상황에서 간호사에게 남게 되는 건 배신감"이라고 규탄했다.

협회는 국회에서 간호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의정갈등에 따른 비상진료대책 중 하나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겠다는 엄포를 놨다. 이 시범사업은 의사 업무 중 일부를 간호사가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에 되지 않으면, 다음 국회에 원 구성된 뒤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실장은 "간협과 소통하고 정부 입장도 전달해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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