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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지도’ 만든 교수 "하수도는 알고 있다…신종 마약 정보까지도"

[인터뷰] 오정은 부산대 환경공학과 교수
"모든 하수에 마약성분 검출…전국적으로 마약 사용되고 있다는 것"

[편집자주]

2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진행된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 유통한 보이스피싱 조식 검거 브리핑에서 경찰들이 압수한 증거품을 공개하고 있다. 2024.5.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진행된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 유통한 보이스피싱 조식 검거 브리핑에서 경찰들이 압수한 증거품을 공개하고 있다. 2024.5.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보건당국이 지난 4년간 전국 34곳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하수를 분석한 결과 필로폰 등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하수 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 행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정은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주관 하수역학 연구팀은 2020년부터 연구용역으로 4년째 조사를 수행 중이다.

하수 역학이란 하수 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2020년 57개소, 2021년 37개소, 2022년 44개소, 2023년 57개소의 하수처리장을 선정했다. 4년 연속 조사한 하수처리장은 34개소다.

이후 이곳에서 하수를 연간 분기별로 채집해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암페타민, 엑스터시, 코카인 등의 사용추정량을 조사했다. 사용추정량은 하수처리장의 마약류 농도를 통해 해당 지역의 주민 1000명당 일일 사용량을 뜻한다.

다만 식약처는 실제 사용량은 시료채취 시기, 하수로 폐기된 마약류의 양, 허가된 의약품이 몸에 흡수돼 밖으로 배출되는 대사물질의 영향으로 사용추정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필로폰은 4년 연속으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다만 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24.16mg, 2021년에는 23.18mg, 2022년에는 18.07mg, 2023년에는 14.40mg으로 조사됐다.

코카인의 경우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이 증가했다. 2020년에는 0.37mg, 2021년에는 0.58mg, 2022년에는 0.40mg, 2023년에는 1.43mg으로 조사됐다. 다만 코카인은 그간 서울지역에서 검출됐으나, 지난해에는 세종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 지난해 세종에서 검출된 양은 15.46mg이다.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보면 필로폰은 경기 시화와 인천이 높았다. 암페타민의 경우 청주와 광주에서, 엑스터시의 경우 경기 시화와 목포, 코카인의 경우 서울과 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음은 오정은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와 일문일답.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가.
▶마약 사용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그 양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사실 없었다. 어느지역에서 어떤 마약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지, 그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추정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하수 내 마약 농도를 측정하게 되면 마약 사용량의 추세를 평가할 수 있다. 몸에서 마약이 대사된 후 나오는 배설물, 투기되는 마약 등이 하수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되면 우리나라 마약 사용량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어떤 신종 마약이 나오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모든 하수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는데, 이 말은 전국에 필로폰을 투약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지.
▶지난해 조사한 하수처리장은 전국 57개소이며, 조사한 하수처리장에서는 필로폰이 검출됐다. 결국은 (전국에서) 필로폰이 사용됐으니 필로폰이 검출된 것이다.

-모니터링은 매일 하나. 
▶아니다. 1년 365일 모니터링하는 것은 아니고, 계절별로 한 번씩 한다. 한 번 진행할 때는 하루 동안 진행한다. 

-모니터링 날짜에 따라 마약 검출량이 다를 수 있지 않나.
▶그렇다. 사용량이 적으면 검출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에 그날 (마약을) 투약한 사람이 있으면 검출량이 높게 나온다. 그날 하루만의 결과를 가지고 365일 (검출량이) 같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마약이 들어있는 하수는 육안으로 보거나 냄새로 구분할 수 있나.
▶구분할 수 없다. 마약이 들어있는 농도가 적기 때문에 (일반 하수와) 다르지 않다.

-마약이 들어있는 하수에 다시 노출되는 경우가 있나.
▶가정에서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유입수를 바로 채취한다. 일반적으로 유입수를 마실 가능성은 낮다. (유입수에 들어있는 마약성분은) 하수처리장에서 상당히 많이 제거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 사람이 100mg의 필로폰을 투약했을 때 배출되는 필로폰양은 얼마나 되나.
▶아니다. 필로폰을 투약하게 되면, 필로폰이 몸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배출되게 된다. 통상 투약분의 47%가 몸 밖으로 배출된다.

-향후 어떤 연구를 진행할 예정인가.
▶특정물질 위주의 분석과 대사체를 포함한 다빈도 검출 물질 분석을 병행하고, 필요시 임시마약류나 마약류에 대한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마약사용의 패턴, 지역적인 사용 특성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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