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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4기 추가' 11차 전기본…최종안 확정까지 가시밭길

2038년까지 대형원전 3기 추가 건설…SMR 1기도 전력 공급원 첫 반영
재생에너지 비중 늘렸다지만, 원전 확대 기조에 논란 불가피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14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14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규 원전 최대 3기 건설,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첫 도입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 전기본)' 실무안이 공개됐다. 정부가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당 실무안을 바탕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안을 만들고, 이를 국회에 넘기면 전기본은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신규 대형원전 건설에 대한 야당과 시민사회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안이 확정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0여명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11차 전기본 총괄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4년부터 2038년까지 적용할 11차 전기본 초안을 마련, 정부에 전달했다.

전기본은 국가 전력 운용의 기본 방향과 장기 전망·전력설비 시설 계획·전력수요관리 등이 포함된 우리나라의 종합적인 전력 정책으로, 2년 단위로 수립·시행된다.

이 기간 중 전력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를 전망하고, 그에 맞춰 필요한 발전설비의 양과 전기 생산을 위해 새로 지을 설비 양을 따지는 게 전기본이다.

이번 11차 전기본의 핵심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분야에서의 전력수요를 충당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설비와 원전을 균형 있게 늘림으로써 2038년까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전기의 70%이상을 '무탄소전원(CFE)'으로 채운다는데 방점이 찍혔다.

실무안에 따르면 2038년까지 우리나라의 최대 전력수요는 129.3GW로 전망했다. 적정예비율(22%)고려 시 이 기간 필요한 설비는 157.8GW로, 재생에너지 보급전망 등을 고려하면 확정설비는 147.2GW로 예측했다. 이에 따른 추가 발전설비는 10.6GW다.

위원회는 10.6GW의 추가 발전설비는 대형원전, SMR, LNG 열병합 등으로 충당하는 계획을 내놨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신규 원전 건설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중 확대다. 위원회는 첨단산업 신규 투자 등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2038년까지 최대 3기의 원전을 짓는 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미니 원전'으로 불리는 SMR을 포함하면 2038년까지 4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되는 셈이다.

실무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져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오는 2038년 국내 가동 원은 최대 33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국내 가동 중인 원전은 26기인데, 신한울 3·4호기와 새울 3·4호기는 준공을 앞둔 상태다.

국회 본회의장 모습. 2024.5.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회 본회의장 모습. 2024.5.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또 이번 실무안에는 10차 전기본에서 확정된 노후 석탄 발전소의 LNG 발전소로의 전환을 지속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새로 적용되는 2037∼2038년 설계 수명 30년이 도래하는 노후 석탄 발전소 12기를 양수·수소발전 등 무탄소 전원으로 바꾸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지난 10차 전기본에서 책정한 2030년 LNG 발전 비율은 22.9%였는데, 이번 11차 전기본에서는 이를 25.1%까지 높였다. 10차 전기본에서의 2036년까지 LNG 비율도 9.3%에서 이번 실무안에서는 2038년까지 11.1%로 늘려 잡았다.

LNG 열병합 발전소의 비중을 확대한 부분이나 석탄 화력 발전소의 폐기를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2050년 탄소중립에 역행할 수 있어 앞으로 논란거리다.

물론 신재생설비 확대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직전 10차 전기본 확정안에서는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설비 보급 목표가 총 65.8GW로 설정됐는데, 11차 실무안에서는 2030년 목표가 72GW로 제시됐다. 9.4%p 높아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태양광 보급 목표는 44.8GW(10차 전기본)에서 53.8GW(11차 실무안)로 20.1% 높아졌다. 풍력은 16.4GW에서 18.3GW로 11.6% 상향 조정했다.

이는 총선을 거치며 더욱 덩치가 커진 야당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월2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이해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며 "전기본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또 "재생에너지가 부족해 한국 수출 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에 이전하고 있어 산업경쟁력 추락이 우려된다"며 "에너지고속도로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민주당 등 야당 일각에서는 줄곧 '신규 원전 확대 반대'입장도 나온 터라 대형원전 3기를 짓는 것을 핵심으로 한 이번 전기본 최종안 확정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실무안을 바탕으로 정부는 정부안을 마련, 공청회와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야 하는데 시민사회의 반발이 적지 않은 데다 여소야대 국회 구성에서 실무안이 온전히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기에 신규 원전을 지으려면 부지를 선정해야 하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이들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주민 반발 등 각종 난관에 직면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날 그린피스는 입장문을 내 "11차 전기본에서 발표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 (2030년 21.6%, 2038년 32.9%는)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후솔루션도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전망하는 2030년 재생에너지 72GW는 그 어떤 연구기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부합하지 않는 적은 수치"라며 "2030년 최소 36%(110GW)에서 최대 53%(199GW)의 재생에너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등을 이유로 수요 전망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그대로임에도 목표 발전량이 소폭 증가했다는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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