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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올라도 공사비 더 못준다는 특약…건설사 '고심' 해법은

"우크라이나發 원자잿값 폭등, 현저한 사정변경 해당"
"표준도급계약서 활용도 필요", '합의'라는 한계점도

[편집자주]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공사비 갈등 초래한 '물가변동 배제 특약'과 관련 건설사들이 사정변경 원칙에 따라 계약금액을 조정하거나,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 나왔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화우가 최근 개최한 '정비사업 분야 최신 동향 및 실무상 쟁점'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주장이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전재우 화우 변호사는 최근 공공공사 물가변동 배제특약의 부당특약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대법원은 국가계약법상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며, 이를 배제하는 특약은 예외적으로만 무효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코로나19 또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잿값이 폭등한 건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계약 부당특약 판단기준을 민간계약에 적용해보면 같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전망이다.

물가변동 배제특약은 공사계약 이후 물가상승 등으로 건설 관련 원가가 증가해도 공사비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계약 조항으로, 쌍용건설과 KT가 공사비 갈등을 빚은 것도 이 특약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2020년 KT 신사옥 건립 공사를 사업비 900억 원대에 수주했다. 하지만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건설 비용이 불어나며 171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

이에 쌍용건설은 KT에 공사비를 171억 원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지만, KT는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변호사는 사정변경에 의한 계약내용을 변경 또는 해지를 물가변동 배제 특약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제안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원인으로 인한 현재의 급격한 물가변동 상황은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는 현저한 사정변경 해당함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변경 원칙이 적용돼 현저한 물가변동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사정변경은 법률 행위의 전제가 된 어떠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변경, 소멸한 경우에 효력을 그대로 적용하면 상대에게 부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계약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발표한 표준공사계약서는 공사비 산출 근거 명확화, 설계변경 및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기준 마련 등이 골자다.

특히 해당 계약서에는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조항이 있는데, 이를 반영해 착공 이후 물가변동 계약금액 조정의 근거장치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변호사는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의 우선 활용하고 향후 공사도급계약 내지 변경계약 체결시 건설산업기본법 및 그에 따른 표준계약서 조항들을 주장해 계약에 적극 반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도급인과 수급인이 '합의'하는 경우에만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고도 전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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