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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노래에 기상예보까지…남북관계 고스란히 반영된 확성기 60년史

1963년 北 대남방송 대응해 시작…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으로 첫 중단
남북관계에 따라 4차례 켜지고 꺼져…9·19합의 효력 정지로 재가동 임박

[편집자주]

지난 2016년 1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재개했을 때 모습.(뉴스1DB) /뉴스1
지난 2016년 1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재개했을 때 모습.(뉴스1DB) /뉴스1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4일 9·19 남북군사합의의 전면 효력 중지를 결정하면서 우리 군은 강력한 심리전 수단으로 꼽히는 대북 확성기를 다시 한번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81년 전 처음 시작된 뒤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5월 1일 서해 쪽 군사분계선(MDL)에서 처음 시작됐다. 1962년 북한의 대남확성기 방송에 대한 맞대응 조치였다.

확성기 방송은 1972년 박정희 정부 당시 '7·4 남북공동성명'에 따라 중단됐다. 북한도 남쪽을 향한 확성기 방송을 멈췄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와 아웅산 테러 등으로 남북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확성기 방송도 8년 만에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6·4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양측은 확성기를 포함한 선전 수단 철거에 합의했다. 우리 군이 확성기로 송출했던 라디오 방송 '자유의 소리'도 중단됐다.

11년 만인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하자 박근혜 정부는 같은 해 8월 10일 대북 확성기를 다시 설치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 군은 열흘 뒤 DMZ 남방한계선 이남에서 대북확성기를 향해 14.5mm 고사총과 76.2mm 평곡사포 3발을 발사하며 군사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일촉즉발 충돌 위기까지 갔던 남북은 같은 해 8·25 남북 합의를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방송 재개 보름 만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이틀 뒤인 8일 다시 대북 확성기를 꺼내 방송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대북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 방송은 계속됐으나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4월 23일 방송을 멈췄다. 일주일 뒤인 30일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40여 대에 대한 철거가 이뤄졌다.

과거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10여 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40여 대가 있지만 현재는 모두 창고에 보관 중이다.

확성기 방송은 설치 지점으로부터 북쪽으로 20㎞~30㎞ 지점까지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보다는 전방지역 군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 경쟁 시절에는 한국의 체제 우수성을 북한에 알리고 북한 체제의 오류를 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는 기상 정보나 가요 등을 틀면서 청취 대상인 군인이나 주민들의 '청취율'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힌 방송을 진행했다. 일부 북한 군인이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 기상 정보에 맞춰 빨래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질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또 박근혜 정부 때는 소녀시대와 아이유 등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내보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북한도 대북방송의 확장을 막기 위해 대응용 대남방송을 틀기도 했으나 스피커의 성능 등에서 우리 측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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