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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최저임금에 국민연금 직장가입까지…배달업계 '속앓이'

'배달 건당 최저임금' 요구에 업계 "점주·소비자 부담 늘어"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전환 움직임도…"정부 지원 필요"

[편집자주]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 측이 최저임금 차별반대, 최저임금 확대 등의 손팻말을 게시하고 회의에 임하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 측이 최저임금 차별반대, 최저임금 확대 등의 손팻말을 게시하고 회의에 임하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배달원(라이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직)에 대한 노동계의 최저임금 적용 요구가 도마에 오르고,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자격을 부여하는 개정안도 입법 준비에 들어가면서 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건당 최저임금'을 적용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인상된 비용은 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경영계·노조, 모두발언으로 '도급근로자 최임 적용' 프레임 공방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와 노조는 모두발언으로 '도급근로자(특고·플랫폼종사자 등) 최저임금 적용'과 관련 '프레임 공방'을 벌였다.

경영계 측 류기정 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은 "특고직과 플랫폼 종사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최저임금의 대상이 아니다"며 "따라서 이들에게 적용될 별도의 최저임금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근로자 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임에도 자영업자로 분류된 특수고용 및 플랫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최저임금위가 할 일"이라고 각을 세웠다. 

다만 비공개로 진행된 2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최저임금 심의 관련 보고서 채택에 대부분 시간을 쓰면서 업종별 차등적용과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에 대해선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는 '안건 심의'에 들어가는 3차(11일)·4차(13일) 전원회의 때 특고·플랫폼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 현장에 참석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법 5조 3항에 대한 심의를 진행할 때 배달 건당 최저임금액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건당 최저임금 체계 방식을 고안해 뒀고 현행법에 법적 근거도 있는 만큼 적용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 노조 측은 현재 라이더가 받는 건당 수수료는 2500원~3000원 정도인데 유류비 등 경비도 포함해 '배달 건당' 최저임금액을 산정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경영계와 관련 업계는 배달 건당 최저임금 산정 시 현실적으로 적용이 쉽지 않은 데다 결국엔 상점주와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한다.

통합형배달플랫폼(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은 최저임금 이상의 건당 배달 단가 설정 시 비용 보전을 위해 점주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높이거나 다각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법적으로 의무화 한다면 따라야겠지만, 최저임금 보장으로 건당 배달료가 증가한다면 가맹점이나 소비자의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기에 복합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형배달대행업계 경우 대행플랫폼(바로고·생각대로 등)이 아닌 지역 대행업체(전국 약 7800개)가 정해진 배달 건당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인데 관리·감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됐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산업재해 고용보험 도입·운영과 관련 지역 대행업체의 관리·감독 역할을 플랫폼사에 부여했는데 배달 건당 최저임금 산정 시에도 준수 여부 감독을 플랫폼사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며 "비용이 증가하면 이에 라이더들로부터 플랫폼사용료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달대행 업체 앞에 배달용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2023.5.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달대행 업체 앞에 배달용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2023.5.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부, 라이더 등 직장가입자로 전환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준비

배달 업계는 라이더의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전환 법 개정도 직면한 상태다.

현행 제도에서 라이더 등 특고직은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법 개정을 통해 직장가입자로 전환할 경우 '본인 50%+사업주 50%' 부담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에 재발의할 예정이다. 작년에 발의한 개정안은 21대 국회 종료로 폐기됐다. '노무제공자 등에 대한 특례' 조항을 신설해 특고직·온라인플랫폼 종사자 등도 직장가입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한정애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국감에서 보건복지부는 법안 취지엔 동의하지만, 실태조사를 먼저해야 한다고 했다"며 "배달 플랫폼과 노조 의견을 취합해 6월·7월 중 재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유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입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달 업계는 이에 대해서도 '라이더 운영비용 상승→배달료 인상→상점주·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회·경제 구조적 변화 등으로 특고직의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면 플랫폼기업과 배달대행 영세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슈가 발생하면서 배달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배달료가 상승함에도 배달서비스 질은 떨어지는 등 플랫폼 산업의 성장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업 종사자도 특고직이지만, 평균적인 임금 수준이 최저임금과는 거리가 멀어 이번 논의에 택배노조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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