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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초 인공 각막 수술받은 90대 "아내 볼 수 있어 감사해요"[통신One]

엔도아트, 각막 내피 대체할 수 있는 최초의 인공 각막 재료
수술 의료진 "향후 10년 뒤 인간 각막 필요하지 않을 수도"

[편집자주]

영국 최초로 인공 각막을 이식받은 세실 팔리(91)의 수술에 참여한 국민보건서비스(NHS)재단신탁 의료진.(영국 국민보건서비스재단신탁 제공) 2024.06.04/
영국 최초로 인공 각막을 이식받은 세실 팔리(91)의 수술에 참여한 국민보건서비스(NHS)재단신탁 의료진.(영국 국민보건서비스재단신탁 제공) 2024.06.04/

영국에서 최초로 인공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91세 남성이 시력을 회복하고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재단신탁(NHS Foundation Trust)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동부 서리에 거주하는 세실 팔리(91)는 약 15년 전부터 오른쪽 눈에 문제가 생겨 시력을 점차 잃어갔다.

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각막 이식이 필요했고 장기기증으로 각막 이식을 시도했지만 첫 번째 수술은 실패로 돌아갔다. 의사들은 차기 수술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막 기증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팔리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도움으로 대기 순번이 앞당겨져 인공 각막 수술을 받게 됐다.

이는 내피 각막 이식술로 각막의 비정상적인 안쪽 내막을 제거하고 사람으로부터 기증받은 각막이 아닌 인공 각막으로 대체하는 수술이었다.

팔리는 이번 인공 각막 이식 수술 덕분에 시력을 되찾았고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팔리는 "시력을 완전히 되찾으려면 최대 1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매주 시력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며 "결혼한 지 6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력이 계속해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눈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을 때 삶은 더 풍요로워진다"며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시력 상실이 사람의 몸과 마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지 못했다"고 했다.

팔리는 "언젠가 시계를 수리하는 일도 하고 싶지만 지금은 아내인 엘리자베스(83)와 함께 도예를 하는 취미에 만족하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엔도아트(EndoArt)라고 불리는 인공 각막은 안구 앞쪽의 투명한 외층인 각막 내막을 대체할 수 있는 최초의 인공 이식물로 안과 의료기기 회사인 아이연(EyeYon) 메디컬에서 설계하고 개발했다.

해당 인공 각막은 각막 표면 뒤쪽에 부착돼 체액이 각막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부종으로 이어지는 체액 축적을 억제한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개만 이식된 초기 단계의 수술이다.

지난 2월 수술을 받은 팔리는 엔도아트 인공 각막 이식을 받은 전 세계의 200명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

당시 수술 집도는 프림리 헬스(Frimley Health) NHS 재단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토마스 폴과 이한빈 안과 전문의가 맡았다.

이들은 지난 두 달 동안 환자 4명에게 해당 인공 각막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각막 이식 수술 비용은 약 1800파운드(약 316만원)로 사람의 각막을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폴 교수는 "인공 각막은 거부 위험이 없고 실패하더라도 기증자 각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식 실패의 장기적 위험이 없다"며 "최소한으로만 절개하기 때문에 연약한 안구 조직에 대한 추가 손상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또한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특정 유형의 각막 이식 환자에게는 해당 인공 각막이 인간의 각막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아마도 10년 또는 20년 후에는 인간 각막이 필요하지 않고 상자에서 인공 각막을 바로 꺼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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