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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전면 휴진' 지지"…의협, 18일 역대 4번째 총파업

"전공의와 의대생에 미안함, 정부 정책에 반발심 작용한 듯"
"18일 하루 휴진 총궐기엔 호응…파업 오래 가면 참여 낮아"

[편집자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투쟁 선포를 하고 있다. 2024.6.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투쟁 선포를 하고 있다. 2024.6.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택한 배경에는 회원 대상 투표로 확인된 높은 찬성 응답률이 있었다. 다만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째 이어지면서 집단행동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은 데다, 의사 개개인이 휴진을 오래 이어가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의협은 전날(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통해 대정부 투쟁에 대한 회원 설문 결과를 공개한 뒤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선포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의협이 4~7일 진행한 집단행동 찬반 설문 결과 유권자 11만 1861명(2024년 1분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 현황 신고기준) 중 7만 800명(투표율 63.3%)이 참여해 73.5%(5만 2015명)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이 집단 휴진에 돌입하면 의약분업에 반대한 2000년, 원격진료 추진을 규탄한 2014년, 의대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반발한 2020년 이후 역대 4번째 집단행동이 된다.

집단 휴진은 18일 하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의협은 "18일 총궐기대회를 진행한 뒤의 투쟁은 정부 태도에 달렸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을 끌수록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정부 입장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상응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면서 "휴진 빼고 다했다. 4개월 동안 모든 방법을 다 했다. 그러나 정부는 조금의 변화도 없다. 정치적 이유로 시작된 의료농단, 교육농단 사태의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의사들 사이에서도 "2020년 때보다는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번 투표 참여율(63.3%) 자체가 집단행동에 대한 의협 설문조사의 역대 최고치인 데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의사들 상당수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표자대회에 참가한 한 의대 교수는 "교수들은 '문제 있다, 행동하자'고 생각했으나 동네 병의원과 병원급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정책을 지켜보던 많은 이의 문제의식이 이번에 반영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공의와 학생들은 계속 밖에 있었고, 다른 의사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교수들도 의협 회원이니 18일 의협 차원의 총궐기에 참여한 뒤 향후 행동에 대해서는 대학별로 진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서울대 의대 긴급 전체 교수 총회에 한 교수가 참석해 방재승 전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서울대 의대 긴급 전체 교수 총회에 한 교수가 참석해 방재승 전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의협의 총궐기(18일)보다 하루 앞선 1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의협 등 의사들의 투쟁 동력을 끌어올린 셈이다.

그러자 정부는 즉각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추가적인 불법 집단행동은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뉴스1에 "전공의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까지 비우고 이탈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의대증원을 한 주요국 중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인 국가도 한국이 유일하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휴진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단체도 우려 입장을 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의협의 파업 선언은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고 집단 이익만 추구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라며 "환자를 버리는 패륜적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종합적으로는 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단기적 효과는 커도, 오래 이어가기는 부담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휴진이 수입 감소나 근로 관계와 직결되는 개원의, 봉직의 특성 때문이다. 2020년 집단행동 당시 개원의들의 참여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한 병원단체장은 "투쟁 원칙에 다들 동의한다.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데 의사로서 이견이 없다. 병원들도 정부 정책의 피해자다. 정부의 정책은 '이제 의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와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병원장들도 동참하고 싶지만, 병원 부채도 만만찮고 고정비도 많이 나간다. 동네 의원과 달리 입원 환자도 있어 쉽게 문 닫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번 정책에 봉직의들이 반발하겠다면 말릴 수 없다. 18일 총궐기에는 많은 의사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투표 결과에 대해 "전공의와 학생들에 대한 미안함이 반영됐다고 본다. 참여 안 한다는 비중에 개원의가 많았으리라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2020년 참여율보다는 훨씬 높을 테고 18일 총궐기에 많이 모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이 의사회장은 "궐기대회 참여율은 높을지 몰라도, 장기화하면 피로도도 쌓이고 개원가의 특성상 참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산하 지역 의사회장들과 회의를 열어 참여 의향을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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