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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카데바"…기증 시신으로 60만원 해부 강의 논란

가톨릭의대 해부학 박사가 실습 진행…논란 일자 강의 취소
지난해 2차례 진행…의사단체, 해당 업체 경찰에 고발

[편집자주]

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 의대생 행동규범이 개시돼 있다.  2024.6.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 의대생 행동규범이 개시돼 있다.  2024.6.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을 상대로 기증받은 카데바(해부용 시신)를 활용해 유료 해부학 강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운동 지도자들을 상대로 의학 강의를 제공하는 H 업체는 가톨릭대 응용해부연구소를 통해 해부학 유료 강의를 열어왔다.

가톨릭의대 소속 해부학 박사가 실습을 진행하면 수강자가 참관해 인체 구조를 직접 보는 방식이다. 강의는 9시간 동안 진행되며 수강료는 60만원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강의를 홍보하던 중 웹 사이트에 '카데바 클래스는 무조건 프레시 카데바(Fresh Cadaver·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은 해부용 시신)로 진행됩니다'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프레시 카데바는 포르말린 등 화학 약물 처리를 하지 않고 살아있을 때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놓은 시신이다. 업체는 "이렇게 상태 좋은 카데바는 처음" 등 수강생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연구를 위해 기증된 시신이 비의료인 대상 유료 강의에 활용된 데는 부적절하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업체는 이 강의를 지난해에 두 차례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이 커지자 오는 23일로 예정된 강의는 취소했다.

업체는 "예정됐던 카데바 클라스가 취소됐다. 수강 신청해 주신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가톨릭대 응용해부연구소 등에 문의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현행법상 해부 행위 자체는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지만 참관에는 제한이 없어 업체의 강의가 위법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행 시체해부법은 관련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사 또는 의대의 해부학·병리학·법의학 전공 교수 혹은 이들의 지도를 받는 학생 등에 한해 시체를 해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의사단체인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업체를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지난 10일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의모는 "의학 발전을 위해 숭고한 뜻으로 시신을 기증한 고인과 그 유족들에 대한 예우를 지키기 위해 고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신에 대한 예우는 의사들이 가장 앞장서서 지켜야한다는 뜻에 많은 의사들의 공감대 형성과 공론화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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