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민·열린민주 '친문 적자' 경쟁…"싸울수록 파이 커진다"


송고 2020-03-27 11:22

경쟁적으로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
일각선 개혁 진영 확장 기대감도…"둘 합쳐 미래한국당보다 많은 비례 확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례대표 1번 신현영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예방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두 범여권 성향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친문'(親文) 적통 경쟁이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축이 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더시민)은 27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한 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우희종·최배근 공동대표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이종걸 의원, 그리고 더시민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참석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 등 민주당 인사들도 동행해 '민주당과 한 배를 탄 정당'임을 강조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 민주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찾음으로써, 민주주의의 가치와 신념을 새기고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아 정치의 첫 발을 떼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더시민 측의 설명이다.

더시민에 현역 의원과 비례대표 후보를 내준 여당인 민주당의 지원도 받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정당법과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물심양면으로 더시민을 지원하겠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열린민주당을 향해선 '(민주당을) 참칭 말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후보들도 더시민을 지지하고 나섰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서울 구로을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시민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며 "문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5총선 후보진 공약정책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도 '친문' 표심 공략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열린민주당 당 지도부와 비례 후보들도 오는 29일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더시민과의 '적통'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열린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도 강성 친문 성향의 유권자 결집을 목표로 선명성 강한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강욱(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2번)·김의겸(전 청와대 대변인·4번)·황희석(전 법무부 검찰개혁지원단장·8번) 등 문재인정부 공직 출신 인사들을 비례대표 앞 순번에 포진됐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들을 '문 대통령의 입'(김의겸)과 '문 대통령의 칼'(최강욱·황희석)이라고 칭했다.

열린민주당은 더시민과는 묘한 신경전을 하면서도, 민주당과는 결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손혜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이 어려울 때, 언제나 부모(민주당)를 부양할 마음가짐이 있는 우리는 효자"라고 표현했다.

손 의원은 총선 전망에 대해 "최소 12석은 예상하고 있다. 25% 정도 되면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흥분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서 국민들 염원에 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친문 경쟁'에 민주당 일각에선 범여권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여당에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록 지금은 '두 지붕'이지만, 결국엔 '한 가족'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기 때문이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개혁진보 진영 안에서의 경쟁이 되고, 이 경쟁을 통해서 더 많은 비례투표들을 확보하지 않겠느냐"며 "최대치로 범진보 개혁 진영의 지지를 확대시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쳐졌을 때,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보다 훨씬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들을 확보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esang22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