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국회 새얼굴]'정의로운 복지국가' 꿈 키우는 강은미


송고 2020-04-22 07:30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계기 정치 입문…기초·광역의원 거쳐
진보 외길 걸어…"소외된 이웃·사회적 약자 위해 노력"

강은미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21일 광주 서구 금호1동 마을도서관 '다락'에서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2020.4.21 /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대한민국에서 '진보'로 살아가기는 녹록지 않다.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길에는 항상 고난과 역경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강은미(50)의 삶 역시 그 길을 걸어왔고, 그에 대한 작은 선물이었을까. 강은미는 이번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3번을 받으며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21일 오후 광주 서구 금호1동 마을도서관 '다락'에서 만난 그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밀려오는 언론의 인터뷰 요청 전화에 일정 조율을 위해 다이어리를 수없이 들춰봐야 해 달라진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어제(20일)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에서 행사에 참석하고, 22일에는 정의당 중앙당의 당선인 교육 참여를 위해 올라가야 합니다. 인터뷰 요청도 많아 5월 중순까지 일정이 대부분 꽉 차있네요."

21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정의당은 269만7958표, 득표율 9.67%를 기록했다.

5명의 비례대표를 당선시켰지만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 혼자 살아남으면서 정의당은 당초 기대했던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고 6명의 미니정당으로 전락했다.

때문에 본인의 당선 기쁨보다는 당의 선거패배에 진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정의당이 교섭단체 요건은 안되더라도 법안발의가 가능한 10명 이상의 당선을 기대했는데 이정미, 윤소하, 여영국 등 지역구에서 당선이 무산되면서 이번 총선의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269만명의 지지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으면서도 "좋은 정책을 가진 좋은 후보들이 많았었는데 코로나19로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비록 국회의원 6명의 소수정당에 불과하지만 21대 국회 개원을 한 달 여 앞둔 강 당선인은 지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그가 그려왔던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향한 큰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국회의원의 권한내려놓기 등 국회개혁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그리고 의원세비는 최저임금의 5배 이내로, 각종 특권 제한 등을 고민 중이다.

강은미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왼쪽)이 21일 광주 서구 금호1동 마을도서관 '다락'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2020.4.21 /뉴스1 © News1

인터넷상의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안 마련이나 여성들이 안전하게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법안들도 우선적으로 제안하려고 준비 중이다.

특히 올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진실규명과 함께 여전히 심각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드는 데도 지혜를 모아갈 방침이다.

그는 "이같은 왜곡과 폄훼가 오랜 기간이 지난 뒤 후세들은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고 단정해버리는 잘못된 역사를 배우게 될 우려가 높다"며 "특별법 제정으로 이같은 왜곡과 폄훼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같은 욕심이 빈말이 아닌 데는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시절 그의 활동상과 주변의 평가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출발은 무난했다.

"2004년 다니던 로케트전기에서 해고됐는데 8명의 해고사유가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사용했던 사람들이었어요. 이건 부당하다고 판단해 복직투쟁에 나섰고 여러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100일도 안돼 모두가 복직할 수 있었고, 그 뒤 정치를 해보라는 조언으로 참여하게 됐죠."

그는 2006년 광주 서구의원선거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광주 서구 라선거구(상무2동, 금호1동, 금호2동, 서창동)에서 당선된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체급을 높여 광주시의원 선거에 나서 당당히 당선됐다. 진보정당 출신으로 첫 광주시의원 당선이었다.

의원시절 각종 조례를 제정하는 데 시민공청회를 도입하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발품을 파는 데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정치인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직접 현장을 찾아보면 해답이 있었다"며 "우리사회에는 약간의 관심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강은미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21일 광주 서구 금호1동 마을도서관 '다락'에서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2020.4.21 /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하지만 이후 정의당 후보로 2014년 광주시의원 재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고, 이어 2015년 4월 치러진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역시 정의당 후보로 나섰지만 3위에 그치고 말았다.

낙선 뒤에도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었고 중앙당의 신뢰와 그동안 지역사회서 가꿔온 노력들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예상권인 비례대표 3번을 받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2006년에 광주 서구의회 의원으로, 2010년에는 광주시의원으로 그를 뽑아준, 그의 정치적 고향인 서구에 당선 감사인사를 적은 현수막 20개를 내걸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강은미 당선인은 "국회 환노위나 보건복지위에서 일하고 싶다"며 "민주당의 광주·전남 당선인들과도 힘을 모아 지역현안 해결 등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yr2003@news1.kr